약국 가면 ‘코대원’ 있고 ‘콜대원’도 있던데… 차이 아세요? [이게뭐약]

입력 2025.04.04 19:07

[이게뭐약] 진해거담제 ‘코대원’

“약사님, 이거 콜대원 맞나요?”

30대 남성 정 씨는 얼마 전 심한 기침·가래 증세로 인해 동네 병원을 찾았다. 진료 후 병원 옆 약국에서 약을 짓고 나오던 그는 봉투에 들어있는 약을 확인한 뒤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소 알고 있던 ‘콜대원’에서 ‘ㄹ’ 받침 하나가 빠진 ‘코대원’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약국으로 돌아간 정 씨는 두 약의 차이를 들은 뒤에야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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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대원 / 대원제약 제공
실제 ‘콜대원’과 ‘코대원’은 모두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약이다. 두 약은 제조사(대원제약) 또한 동일하다. 단, 코대원은 전문의약품으로, 정 씨처럼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을 때만 구매 가능하다. 반면 일반의약품인 콜대원은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두 약은 당연히 성분도 다르다. 성분이 다르다는 건 효과도 다르다는 뜻이다. 두 약의 자세한 차이점에 대해 알아본다.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 ‘코대원’, 기침·가래 증상 완화
어쩌다 ‘콜대원 짝퉁(?)’ 취급을 받게 된 코대원은 사실 ‘진퉁’ 감기약이다. 정확한 명칭은 ‘진해거담제(鎭咳祛痰劑).’ 기침을 진정시키고(진해), 담(가래)를 제거해주는 약이라는 뜻이다.

앞서 설명했듯 코대원과 콜대원의 가장 큰 차이는 각각 전문약과 일반약이라는 점이다. 코대원에는 전문약에만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 들어갔다. ‘디히드로코데인’이 대표적이다. 디히드로코데인 성분은 한외마약으로, 일반약에는 쓸 수 없다.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긴 했지만, 겁먹지 않아도 된다. 한외마약은 마약 성분이 극소량 들어있어 마약으로 분류하지 않는 성분이다. 용법만 잘 지킨다면 중독이나 의존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진해거담제 속 디히드로코데인은 통증이 중추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고 뇌의 기침 중추를 억제한다. 이를 통해 기침, 가래 증상을 완화한다.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는 “디히드로코데인은 몸살, 기침 증상 완화에 효과가 좋은 성분”이라며 “코대원과 콜대원 중 코대원에만 들어있다”고 말했다.

코대원은 알약 형태 ‘코대원정’과 짜먹는 액상 형태 ‘코대원 포르테’·‘코대원 에스’로 구성됐다. 코대원정이 1985년에 가장 먼저 출시됐고, 1999년에 병 속에 든 시럽제가 나왔다. 이후 2013년 지금의 스틱·파우치 형태 코대원포르테가 등장했다. 제형을 바꾼 코대원포르테는 2년 만에 1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코대원에스는 2020년에 나온 제품이다. 기존 코대원포르테의 디히드로코데인·클로르페니라민·메틸에페드린·염화암모늄 성분에 천연물 생약 성분인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를 더해 다섯 가지 성분의 5제 복합 진해거담제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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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대원 / 대원제약 제공
◇‘콜대원’,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 약한 감기에 효과
콜대원은 대원제약이 코대원의 성공에 힘입어 출시한 일반의약품 감기약이다. 같은 회사의 두 제품을 두고 원조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코대원이 선배인 셈이다. 다만, 일반의약품 특성상 접근성이 좋고 TV 광고 등을 통해서도 자주 접하다 보니, 콜대원이 더 친숙하게 느껴질 뿐이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콜대원은 ‘독수리 사형제(어린이 제품까지 끼워주면 오형제)’처럼 제품별로 색깔이 나눠져 있다. ▲콜대원콜드큐시럽(빨간색) ▲콜대원코프큐시럽(파란색) ▲콜대원노즈큐에스시럽(초록색) ▲콜대원나이트시럽나이트(검은색)로 구분된 식이다.

색깔(제품)에 따라 적합한 증상, 들어간 성분도 다르다. 예를 들어 빨간색 콜대원은 종합 감기, 파란색 콜대원은 기침, 초록색은 콧물 증상 완화용이다. 검은색 제품은 밤에 먹을 수 있도록 다른 제품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을 뺐다.

‘콜대원 키즈’는 2017년 출시한 어린이 전용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증상과 성분 등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빨간색(종합 감기)·파란색(기침)·초록색(콧물) 세 종류에 보라색(해열·진통 펜시럽)·주황색(해열·진통 이부펜시럽)이 더해졌다.

가벼운 감기 증상은 콜대원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복용 후에도 증상이 지속·악화될 경우엔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엄준철 약사는 “일반약인 콜대원은 아무래도 전문약인 코대원에 비해서는 효과가 약하다. 심한 기침, 고열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쉽게 말해 콜대원은 약한 감기, 코대원은 센 감기에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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