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선 교수의 심장에게 말 걸기

심장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 흉통!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임도선 교수
입력
2012-07-31

자영업을 하는 56세의 강재만(남,가명)씨는 평일이면 축구동호회와 등산 등 운동을 즐기는 운동광이다. 평소 건강했던 강씨는 3개월 전부터 산행을 하면 팔이 무거우면서 가슴이 뻐근한 증상이 2~3분간 지속했지만 쉬면 괜찮아져 담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주말 저녁 친구들과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갑자기 가슴 통증이 압박하더니 결국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심장이상은 가슴 통증과 함께 어느 순간 갑자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도 수십 년 사이 심장질환자들이 급증하고, 이 때문인 사망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그 증가율로만 본다면 이미 서구사회를 앞지르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유병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장질환은 물론 돌연사 또한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30대, 20대 젊은 층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심장과 관련된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돌연사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조기발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흉통은 가벼운 통증이라도 무심코 넘기지 말고 심장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을 바꾸기만 하더라도 여러 위험인자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금연과 절주, 커피, 홍차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삼가야 한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심장에는 독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며, 심한 운동, 흥분, 과식, 무리한 사우나, 갑작스러운 추위에의 노출은 피해야 한다. 운동하더라도 시작 전과 후 반드시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통해 강도를 서서히 높였다가 낮추고서야 하며 만약 흉통이 생겼다면 즉시 중단하고 안정을 취한 다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돌연사의 위험은 비단 자각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종합검진 결과에 아무 이상이 없었고, 운동도 잘하고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질 수 있다.

최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많은 사람이 종합검진을 하고 있으나, 종합검진에서 행해지는 심장에 대한 일반적인 검사는 심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참고자료일 뿐 심장질환은 물론 돌연사 위험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돌연사를 예방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검사 외에 혈관의 염증 정도를 알아보는 혈액검사, CT 혈관촬영, MRI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진단기술이 좋아져 CT 혈관촬영은 10초만 숨을 참고 심장혈관을 촬영하는 검사로서 바로 본인의 돌연사 위험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검사는 10년에서 20년 동안의 돌연사 위험도를 알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흉통환자가 병원에 내원할 때 흉부 X-선 촬영이나 심전도가 이루어지게 된다. 더욱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 임의의 운동으로 심장박동과 혈압을 증가시켜 심전도 상 심장혈관 순환 장애의 여부를 판단하는 운동부하 심전도를 비롯해 24시간 동안 심전도를 기록해 심장상태를 확인하는 24시간 보행 심전도, 심장의 구조뿐만 아니라 심장의 기능을 평가하여 심장판막 질환, 심근증, 대동맥 질환, 심근경색 진단에 유용한 심장 초음파와 흉통을 일으키는 심장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심장 동위원소 검사 및 관상동맥 조영술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관상동맥 조영술은 심장혈관의 폐쇄나 병변을 진단하거나 향후 치료법을 설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검사법으로 환자의 대퇴동맥 혹은 요골동맥으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하고 조영제를 투여하여 심장혈관 촬영을 통해 검사뿐만 아니라 막힌 혈관을 뚫은 시술까지 이루어진다. 검사 및 시술 시간은 고작 15~25분 소요될 정도로 간단하게 끝나며, 검사만 할 때 4시간가량 후에는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속도 또한 빠르다.

/기고자 :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임도선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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