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변비 심하면 파킨슨병 증상일수도"

입력 2018.11.02 09:31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파킨슨병 명의'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

교수 사진
성영희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적지 않은데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13년 8만2명에서 2017년 10만716명으로 4년 새 13% 늘었다. 환자 수는 2017년 기준으로 여성 6만174명, 남성 4만542명이다. 그런데 파킨슨병은 아직 완치 방법이 없다. 때문에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파킨슨병임을 빨리 의심해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새로 떠오르는 명의로 꼽히는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에게,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Q. 파킨슨병은 정확히 어떤 병이며, 원인은 무엇입니까?
A.
뇌의 흑질(黑質) 부분에 분포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부족해지는 질환입니다. 증상으로 근육 경직, 손떨림, 움직임 둔화, 잠꼬대, 후각 및 미각 저하가 나타납니다. 퇴행성 질환이라 60세 이상의 환자가 많다는 점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90% 가량 환자가 원인이 없는 ‘특발성’으로 진단됩니다. 단, 유전자 영향은 있습니다. ‘파킨’이나 ‘PINK1’ 같은 특정 유전자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유전으로 생기는 파킨슨 질환은 예후도 좋고, 천천히 진행되는 편입니다.

Q. 파킨슨병은 왜 조기에 발견해야 합니까?
A.
파킨슨병은 명확한 완치법이 없습니다. 한 번 발병하면 계속 나빠지기 쉽습니다. 때문에 진행을 늦추는 게 관건입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증상이 미미해, 삶의 질을 높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방치할수록 근무력증이나 우울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다양해 ‘행동 관찰’로 의심, 조기 발견할 수 있습니다.

Q. 손떨림이 대표 증상인데, 정확히 어떤 식으로 떨리나요? 손떨림 외에 다른 증상은 무엇입니까?
A.
'파킨슨병‘ 하면 손떨림이 대표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수전증과 착각하기도 하는데, 조금 다릅니다. 수전증은 연필을 잡고 메모할 때처럼 행동할 때 떨립니다. 반면 파킨슨병은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 떨립니다. TV를 보거나, 누워있을 때 손이 떨리는 겁니다. 단, 떨림 증상이 없는 파킨슨병 환자도 있습니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 4명 중 1명은 떨림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증상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행동이 느리고 둔해졌어도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단추를 잠그는데 시간이 예전보다 오래 걸리거나, 요리할 때 재료손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증상을 흔히 호소합니다. 또한 몸이 경직돼, ‘뻣뻣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는 걸을 때 한 쪽 다리만 끄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쪽 팔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게 아니라, 한 쪽만 흔드는 사람이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병이 더 진행하면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 모양이 됩니다. 앞으로 넘어질 것처럼 보입니다. 보폭도 작아져, 종종걸음으로 보입니다.

표정은 어둡고, 무표정해집니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작고, 표정이 우울하면 단순히 ‘기분이 안 좋은가’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다른 행동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일반인이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서가 있습니까?
A.
있습니다. 이를 전구증상이라고 합니다. 총 3가지가 있으며, 해당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당장 파킨슨병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파킨슨병이 생길 확률이 높거나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꼭 물어보는 항목입니다.

Q. 3가지 전구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십시오.
A.
첫째, 심한 잠꼬대입니다. 의학용어로 램수면 행동장애라 부릅니다. 꿈을 꾸고 있는데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발길질을 해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는 행동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파악하기 쉽습니다. 남편이나 아내의 심한 잠꼬대로 자신이 다친 적이 있을 정도라면 의심해야 합니다.

둘째, 후각장애입니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후각신경이 가장 먼저 손상받습니다. 음식의 맛이나 냄새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변비입니다. 자율신경이 파괴되면서 만성 변비가 곧잘 나타납니다. 변비가 있으면 내과나 항문외과로 가는데, 심한 잠꼬대나 후각장애가 함께 나타난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교수 사진
성영희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특정 약물로 인해 파킨슨병 증상이 생길수도 있다는데…
A.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는데, 도파민 분비가 정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 파킨슨병과는 구분해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이라 부릅니다.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 약 24%는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이라는 조사도 있습니다.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의 주된 원인이 약물입니다. 특정 약물이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거나, 도파민 작용을 방해해 몸이 ‘도파민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레보설피리드(위장약), 메토클로프라미드(위장약), 페르페나진(우울증약), 설피리드(우울증약), 플루나리진(편두통약), 신나리진(어지럼증, 편두통약) 등이 파킨슨증후군을 일으키는 대표 성분입니다. 약을 많이 먹고 있는 고령 환자라면 주의해야 합니다. 다행히 약물로 생기는 파킨슨증후군은 약을 끊으면 호전됩니다.

Q. 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약물로 도파민을 보충하는 게 기본입니다.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도파민을 나오게 하는 볼펜 심 크기의 전기자극기를 심은 뇌심부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조절합니다.

Q. 집에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관리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A.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뭘 먹어야 합니까’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먹는 것에 의존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대신 운동을 하라고 합니다. 매일, 20분 이상. 유산소-근력-스트레칭을 함께하면 가장 좋습니다. 운동이 주는 효과는 큽니다, 증상을 호전시키고, 진행을 늦추고, 예방도 됩니다. 도파민 분비가 잘 안되니 우울증을 함께 앓는 환자가 많은데, 꾸준히 운동하는 파킨슨병 환자는 우울증이 덜합니다.

성영희 교수는?
계명대 의대를 졸업하고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UCLA 신경연구소에서 연구 의료진 연수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전임의를 거쳐 현재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로 있다. 전문분야는 파킨슨병 및 근긴장증이다.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뇌졸중학회, 대한뇌기능맵핑학괴, 미국 이상운동질환학회 정회원이다.
처음 진료실로 들어오는 환자를 예리하게 관찰해, ‘시진視診’이 뛰어나며 환자의 말을 경청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이상 진료 하는 ‘심층진료’ 의료진으로 활동 중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