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지방간? 지방간염 되면 사망률 2.5배

입력 2018.07.24 09:04

간암·간경화의 씨앗 '지방간염'

간염(肝炎)은 바이러스나 알코올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방(脂肪)'이 간염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B형·C형간염은 예방 백신과 신약 개발로 인해 위험이 작아지고 있지만, 비만 인구가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일주일에 소주 2~3병 미만 마시는 지방간염 환자)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방간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방간염까지 진행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방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현재 미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간 이식의 3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방이 왜 간에 毒으로 작용할까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국내 유병률은 25% 내외다(30세 이상 성인 기준). 지방간 환자의 10% 내외는 지방간염인 것으로 추정한다.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많으면서 염증·간세포 손상이 함께 있을 때 진단한다. 최근에는 간세포가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있는 것도 지방간염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고 체크한다. 지방간염은 초음파로 진단이 안 되며, 간 조직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지방간 환자의 상당수는 지방간염 상태일 수 있다.

간에 지방이 많이 쌓인 지방간은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염증과 간세포 손상까지 발생한 지방간염으로 발전한다.
간에 지방이 많이 쌓인 지방간은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염증과 간세포 손상까지 발생한 지방간염으로 발전한다. 지방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은 물론 심혈관 질환까지 유발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술을 많이 안 먹는 데도 지방간·지방간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칼로리 과잉 섭취에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소화기내과 장병국 교수는 "체내 잉여 칼로리가 있으면 간에 지방 형태로 저장된다"며 "지방세포에 있는 유리지방산이 혈액 내로 빠져나와 간에 쌓이면서 지방간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방은 간에 쌓이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염증 유발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염증을 발생시킨다. 단순히 지방만 쌓인 지방간 상태와 지방간염인 상태는 예후가 완전히 다르다. 2016년 미국간학회지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간질환 사망률은 일반인의 1.94배, 전체 사망률은 1.05배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는 간질환 사망률은 일반인의 64.6배, 전체 사망률은 2.56배로 크게 높다.

◇비만·당뇨병 환자, 지방간염 취약

문제는 지방간염이라고 해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만·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지방간은 단순 지방간이 아니라 지방간염일 확률이 높다. 장병국 교수는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이 초음파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지방간염을 의심하고 한시라도 빨리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그 자체로 심혈관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이다. 스웨덴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 229명을 최대 33년간 추적조사 했다. 이들의 사망 원인을 분석했더니 43%의 환자가 심혈관질환(CVD)으로 사망했다. 이미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보유자나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에도 지방간염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이 비만하면 지방간염의 위험까지 가세해 간 손상이 가속화된다.

◇체중감량이 1순위… 신약 개발 활발

지방간염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감량'이다. 올해 미국간학회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일 섭취 칼로리를 500~1000㎉ 줄이고 운동을 해야 한다. 적어도 체중의 3~5%는 감량해야 간 내 지방이 감소한다. 염증과 섬유화까지 좋아지기 위해서는 체중의 7~10%는 감량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는 특별한 약이 없다. 2010년 당뇨병약인 피오글리타존과 고함량 비타민E가 지방간염을 호전시킨다고 보고된 이후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센터 박상훈 센터장은 "피오글리타존은 지방과 염증이 모두 개선되지만 체중 증가·골다공증의 부작용이 있고, 고함량 비타민E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가 써볼 수 있지만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며 "이러한 한계 때문에 최근 신약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현재 3상 임상에 들어간 신약 후보물질이 4개이고, 2상 임상도 20건 이상 진행되고 있다. 박상훈 센터장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은 미국FDA에서 우선 심사(fast track) 대상으로 정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2020년 정도면 신약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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