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는 치료해야 할 病 "피부과 전문의 진단 필수"

입력 2017.05.22 16:46

현장스케치

제5회 헬스조선 건강 토크콘서트 '건강똑똑'

지난 18일 <헬스조선>과 대한피부과학회가 함께 진행한 건강 토크콘서트 '건강똑똑'이 포스코 P&S 타워에서 열렸다. 이는 제15회 피부건강의날을 맞이해 5회째 열린 토크콘서트로 '울긋불긋 피부 불청객 안면홍조 원인과 치료법'을 주제로 한 3개 강의가 진행됐다. 대한피부과학회 소속 서대헌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가 '안면홍조, 너의 정체를 밝혀라!', 이지범 교수(전남대병원 피부과)가 '연면홍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우 교수(서울아산병원 피부과)가 '안면홍조 환자, 이것만은 기억해주세요'를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 후에는 헬스조선 이금숙 기자가 이지범 교수·김방순 원장(에스앤유김방순피부과)과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안면홍조 관련 궁금증을 직접 풀어줬다.

손 들고 있는 청중과 세명 탁자 앉아있음
헬스조선 이금숙 기자(왼쪽)와 전남대병원 피부과 이지범 교수(가운데), 에스앤유김방순피부과​ 김방순 원장(오른쪽)이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헬스조선 DB
이번 콘서트에는 20대에서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 약 200명이 참여했으며,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도 강의 내용을 필기하고 교수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열의를 보이며 열띤 강의 분위기가 지속됐다. 강의에 앞서 대한피부과학회 최지호 회장은 "안면홍조는 방치할수록 치료가 까다롭고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데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피부과전문의의 진단 하에 제대로 된 치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945년 설립 이후 국민에게 피부 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매년 '피부건강의 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강의모습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헬스조선 DB

안면홍조, 얼굴 피부 변형 유발하고 대인기피증까지…

안면홍조는 얼굴, 목 부위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약 2~4분간 지속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나타날 수 있다. 안면홍조 발병 초기에는 얼굴에 붉은색을 띠는 홍반과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많지만, 남성 환자가 증상이 더 심각한 편이다. 국내 안면홍조 환자는 2014년 2512명에서 2016년 2970명으로 최근 2년 새 약 20% 증가했다.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원인은 ▲급격한 감정 변화 ▲음주 ▲뜨거운 물로 하는 샤워나 목욕 등이 있는데, 이로 인해 얼굴의 혈관이 확장되는 것이 문제다. 서대헌 교수는 "몸에서 카테콜아민이나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혈관 확장 물질이 나와 안면홍조를 유발하는데, 이것은 고혈압약이나 발기부전 치료제 등 특정 약물 때문일 수도 있고, 매운 음식이나 술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폐경기나 편두통, 암 등 신체질환이 연면홍조를 유발할 수도 있다.

서대헌 교수는 "심해지면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이 목, 가슴 등 여러 부위로 퍼져나갈 수 있다"며 "안면홍조는 쉽게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치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악화돼 주사(酒皶·rosacea) 등의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악화되 위험도 있다. 사람을 만나기 꺼리게 되면서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지는 환자도 적지 않다.

서대헌 교수는 "문제는 안면홍조를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5%만 '그렇다'고 답했으며, '안면홍조가 치료 가능한 증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8%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모습
전남대병원 피부과 이지범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헬스조선 DB

무조건 레이저 쓰지 않아, 약물 치료로 완화 시도 가능

안면홍조 치료법은 다양하다. 무조건 레이저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먹는 약이나 바르는 연고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안면홍조 치료에 쓰이는 약에는 항생제, 이소트레티노인(비타민A 유도체), 항안드로겐성 제제(피임약의 일종) 등이 있는데,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항생제다. 이지범 교수는 "안면홍조 부위를 조직 검사하면 표피뿐 아니라 진피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혈관이 많이 확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는 항생제로 염증을 없애면 증상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단, 항생제는 오랜 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사용해야 한다. 이지범 교수는 "단, 안면홍조에 항생제 용량은 매우 적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독시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이용한 결과, 안면홍조 증상이 8주 후 약 63%, 12주 후 약 74%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딸기코 증상에는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여드름약을 쓰기도 한다. 이는 피지선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홍조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약들을 써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베타차단제나 세로토닌길항제 등의 전문약품을 쓰기도 한다. 메트로니다졸 겔·미르바소 연고 등 바르는 연고를 쓸 수도 있다. 이런 연고는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교감신경에 작용해 반대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는 증상을 유지시키는 보조 요법 정도로 쓰인다.

먹는 약이나 바르는 연고를 써도 증상이 계속 악화되면 혈관을 수축시키는 레이저를 쓴다. 대표적인 레이저로는 'IPL'과 'PDL'이 있다. 이지범 교수는 "두 레이저의 효과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레이저는 혈관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피부가 얇아진다는 등의 그 밖의 히부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강의모습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헬스조선 DB

뜨거운 물 세수, 맵고 짠 음식, 스테로이드 사용 피해야

안면홍조는 평소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미우 교수는 안면홍조 환자가 반드시 피해야 하는 4가지로 ▲햇빛노출 ▲온도변화 ▲신체활동·급격한 감정변화 ▲무분별한 화장품 사용을 꼽았다. 이미우 교수는 "특히 주사 환자는 햇빛을 피하면 피할수록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일부 피부가 극도로 예민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양산, 모자, 마스크를 이용해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햇빛은 야외뿐 아니라 차 안이나 창문이 큰 실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너무 뜨겁거나 추운 환경도 혈관을 피로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미우 교수는 "주부들의 경우 너무 뜨거운 주방에서 요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뜨거운 사우나나 찜질방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얼굴이 붉다고 얼음 마사지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호전시키지만 결국 혈관에 피로감을 더해 증상을 악화한다. 얼굴을 붉게 만드는 격렬한 운동을 자제하고, 화를 많이 내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우 교수는 "피부가 건조하다고 화장품을 이것저것 사용하면 안 되고, 보습제 사용은 필수"라며 "단, 저자극성 보습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에게 권유되는 보습제를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토너(스킨)는 쓰지 않는 게 좋다. 더불어 피부 마사지나 팩 등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피부 관리도 피하는 게 좋다. 세수할 때는 약산성의 순한 클렌저를 쓰고 피부를 많이 비비지 말아야 한다. 물은 약간 차가운 물을 쓴다. 이미우 교수는 "뜨거운 물은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며 "일부러 각질을 제거하는 것도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술이나 맵거나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일부 혈압약과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이미우 교수는 "스테로이드제는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는 증상을 잠시 숨기는 것에 불과할 뿐, 다시 증상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섎즺怨� �댁뒪 �ъ뒪耳��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