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예방법 '진인사대천명 쓰리고'란?

입력 2016.11.01 18:16   수정 2016.11.03 18:22

조한나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특강
헬스조선·네이버 주최 ‘건강똑똑’ 31일 개최


헬스조선이 네이버와 함께 진행한 건강 토크콘서트 '건강똑똑' 4회가 지난 31일 코엑스에서 열렸다. 초청 명의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가 '치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주제로 강의한 후, 헬스조선 홍헌표 취재본부장과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치매 관련 궁금증을 직접 풀어줬다. 이번 콘서트에는 40대에서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 약 400명이 참석했다. 조 교수는 "치매가 이미 진행된 사람은 질환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따로 하기 쉽지 않다"며 "콘서트를 찾은 사람들은 아직 건강한 상태로, 병의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강의는 ▲뇌의 구조 및 역할 ▲치매의 정의 ▲치매의 원인 ▲치매 검사 ▲치매의 예방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청중모습
건강 토크콘서트 4회에는 약 400명의 청중이 참석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뇌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大腦)는 크게 네 부분(전두엽·두정엽·측두엽·두정엽)으로 나뉜다. 전두엽은 말하기·동기부여·계획하기·충동억제의 기능을, 두정엽은 도구사용·계산·공감감각의 기능을, 측두엽은 말의 이해와 기억 기능을, 후두엽은 빛과 사물을 인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밖에 뇌 깊숙이 위치하는 '해마'라는 것이 기억 센터로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조 교수는 "바다에 사는 해마(海馬)의 꼬리처럼 끝부분이 둘둘 말려있어 해마로 이름 붙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 교수는 "치매가 진행된 사람의 뇌는 사진을 찍어보면 건강한 사람의 뇌에 비해 훨씬 말라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란 기억장애뿐 아니라 다른 인지장애(공간감각 능력, 계산 능력 등)가 지속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건망증과 구분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건망증은 사건의 일부를 잊지만, 치매는 사건이 일어났던 것 자체를 잊는다. 또,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금방 기억해내지만, 치매는 힌트를 주어도 기억을 못한다. 마지막으로 건망증 환자는 대부분 자신의 기억력 저하를 인지하고 메모 등을 이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치매 환자는 자신의 기억력이 떨어졌는지 모르거나 부인한다. 조한나 교수는 "돈거래나 장례식, 결혼식 등 자신에게 꽤 중요한 일인데 잊어버리거나, 해를 거듭하면서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주위 같은 나이 친구들에 비해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다고 느끼면 치매를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강의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의 초기 증상은 냄비나 주전자를 자주 태우거나, 물건의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거나, 연속극을 봐도 이전만큼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이다. 중기나 말기가 되면 오전에 있었던 일을 오후에 알지 못하고, 말을 하려면 한참 동안 머뭇거려야 한다. 길을 못찾는 일도 많다. 이밖에 성격이 변해 얌전하던 사람이 화를 벌컥내거나, 갑자기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보일 수 있다. 조 교수는 "물건이 없어졌다며 남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고 말했다.

치매도 종류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알츠하이머병 치매(50%)와 혈관성 치매(35%)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뇌에 침착해 생긴다. 조 교수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완전히 치료하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증상의 악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약은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이나 뇌졸중 같이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치매다. 글리아티린(종근당) 등의 약품으로 치료하는데, 증상이 재발하기 쉬워 이를 예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조 교수는 "혈관성 치매는 특히 전두엽 손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걸음걸이 장애나 삼킴장애, 안면마비가 잘 동반되고, 의욕이 없고 귀찮아 하거나 화를 잘 내는 증상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체 치매의 15%는 치료가 가능한 치매다. 갑상선기능이상·비타민결핍 등에 의한 것이어서, 이들은 원인을 치료하면 치매 증상이 다시 회복된다.

병원을 찾아 치매를 진단할 때는 환자만이 아닌 보호자가 동반하는 게 좋다. 조 교수는 "환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알려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억력 검사를 하는데 한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이밖에 치매의 원인을 파악할 때는 혈액검사·유전자검사·뇌검사(MRI·MRA), 아밀로이드페트 검사 등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한 7대 인지건강 수칙을 소개했다. '진인사대천명+3(쓰리)고'를 기억하면 되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중메모
참가자가 강의를 듣고 메모한 것/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예방을 위한 7개 인지건강 수칙>
진 - 진땀나게 운동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촉진돼 뇌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고리가 건강해진다. 조 교수는 "1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걷는 게 좋다"며 "약간 숨이 차고 땀이 조금 나는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인 - 인정 사정 없이 담배 끊고: 담배를 피우면 동맥경화증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2.5배 늘어난다. 실제 조 교수는 담배를 끊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뇌 두께가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로 증명했다.
사 - 사회 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친구나 친척이 없이 지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가 생길 위험이 1.5배 높다.
대 - 대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책을 읽고 손자나 손녀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은 치매 위험을 20% 낮춘다. 배워보지 않았던 악기, 외국어, 댄스 등을 배우는 것도 좋다.
천 -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고: 과음·폭음 치매 위험을 1.7배 높인다.
명 -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하고: 제때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게 중요하다. 특히 채소나 과일을 매일 먹고,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
3고 -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을 조절하자: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은 전두엽을 벗겨낸다.

조한나 교수는 "나이가 많아도 뇌는 변한다"며 "죽은 뇌세포가 살아나진 않지만, 살아있는 세포가 더 활발해질 수 있게 만들 수 있으니 끝까지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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