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유방암 관여 단백질 생성 억제 비만일수록 위험… 체중 관리 필수 30세 이상은 매달 자가진단 해야
유방암은 갑상선암 다음으로 우리나라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암이다. 전체 여성 암의 15%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가 2001년 7000여 명에서 2011년 2배(1만5000여 명)로 늘었다. 젊은 환자도 적지 않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2006년 유방암 환자의 연령을 조사했더니,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5.9%였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이 있거나 ▷출산·모유 수유 경험이 없거나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면 에스트로겐 분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유방 암 조직은 에스트로겐이 많으면 잘 성장한다. 따라서 유방암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게 우리 몸이 에스트로겐에 과다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대암병원 유방센터 노동영 교수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금주·금연·식단 관리·운동 등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예방할 수 있다"며 "이런 것만 잘 지켜도 유방암 위험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암 예방법을 모두 철저히 지키기란 쉽지 않다. 여러 생활습관 중 유방암 예방에 특히 도움되는 3가지 실천법을 소개한다.
한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위해 강남차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에서 박해린 교수에게 유방촬영술을 받고 있다. 40세 이상은 1~2년에 한 번씩 이 검사를 받으면 유방암 예방 및 조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①체중 관리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는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이라며 "비만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고, 이 때문에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폐경 후에 체질량지수(BMI·㎏/㎡)가 5 늘어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은 8~19% 증가한다. 체중이 1㎏ 늘수록 유방암 위험이 1%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더불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좋다. 주 5회 이상, 매 회당 30분씩 땀이 날 정도로 걷기·자전거 타기·수영·조깅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체중 감소에 도움될 뿐 아니라, 운동 자체만으로도 유방암 위험을 25% 낮춘다.
②콩 섭취
암 예방에 좋은 식품이 많지만, 유방암 예방에는 콩이 가장 좋다. 콩에 든 '식물성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생성을 막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암에 걸린 여성 358명과 일반 여성 360명을 비교했더니, 유방암군(群)은 두부를 1주일에 반 모(200g) 정도 먹었지만, 일반 여성군은 반 모~한 모를 먹었다. 섭취량으로 나누면 두부를 가장 많이 먹은 군(한모~한모 반)이 가장 적게 먹은 군(반모 미만)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55% 낮았다. 아시아인이 서양인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낮은 것은 두부·된장 등 콩으로 된 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콩은 매일 35g 정도(2~3큰술) 먹으면 좋다. 콩밥·콩자반·비지찌개·된장찌개 등으로 섭취해도 되지만, 짜게 먹는 것은 금물이다.
③자가진단
한국유방암학회는 "30세 이상은 한 달에 한 번씩 유방 자가진단을 하라"고 권고한다. 자가 진단은 암 조기 발견이 주요 목적이지만, 양성 종양이 생긴 경우에도 의사와 상의해 암을 더 철저히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리가 끝난 뒤 2~3일이 지났을 때 거울을 보면서 유방의 모양을 관찰하고, 로션을 이용해 유방 주위를 문지르면서 멍울이 생겼는 지 확인하면 된다.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게 문진(問診) 및 촉진(觸診)을 받고, 40세부터는 1~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술도 같이 받아야 한다. 한양대병원 외과 정민성 교수는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나이에 상관없이 빨리 전문의와 상의해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