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가 암에 걸리면 숨기지 말고 암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겠다. 60세 이상 노년층 암환자는 처음부터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치료 과정을 이해해야 치료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족도 높아야 끝까지 치료받아"
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장대영 교수팀은 60세 이상 암환자 277명을 대상으로 치료 만족도와 자신이 느끼는 건강 상태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치료 과정을 잘 이해하고 만족한다'고 답한 환자들은 신체점수(스스로 생각하는 신체 건강 상태·100점 만점)에 60점, 심리점수(스스로 생각하는 정신 건강 상태)에 76점을 줬다.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각각 35.8점과 59.2점을 줬다.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치료 과정을 잘 이해하는 노인 암환자일수록 치료를 잘 따라간다. 암에 걸린 노모에게 보호자가 의사와 함께 암 진단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장 교수는 "치료 이해도와 만족도는 처음부터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아는 경우와 적용 가능한 치료법 중 환자 스스로 자신이 받을 치료법을 선택한 경우 등에 높아진다"며 "치료 만족도가 높고, 자신의 신체·심리적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환자일수록 힘든 암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받는 치료 완료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간단한 일 직접 하면 부작용 줄어
노년층 암환자는 보호자가 올바로 돌봐야 환자 자신이 건강 상태를 좋게 느끼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나타났다. 노인 암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장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현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간단한 집안일은 스스로=무조건 쉬면 변비·피로 등 치료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나고, 근력이 떨어지면서 우울해진다. 빨래 개기 등 간단한 가사활동은 환자가 하도록 하는 등 일상생활을 유지시킨다.
▷통증 호소에는 침착하게=환자가 아파할 때 가족이 민감하게 반응하면 환자는 통증을 더 크게 느낀다. 가족이 심각하게 반응할수록 환자 역시 통증을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보호자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환자가 진통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할 수 있게 돕는다.
▷친구 만나게 해야=암 환자가 친구들과 산책·식사 등 즐거운 일을 함께하면 뇌에서 세로토닌 호르몬이 분비돼 통증을 덜 느낀다. 거동이 불편한 암환자는 친구를 가끔 집으로 초대해주되 환자의 외모 등을 깔끔하게 해서 자존심을 유지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