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헬스조선 공동기획 응급의료 선진화](3) '도떼기시장' 대학병원 응급실

입력 2010.12.22 08:26

조금만 아파도 큰 병원 가는 게 원인

가정주부 김모(33·경기 철원군)씨는 지난 10월 중순 2층 베란다에서 발을 헛디뎌 마당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119 구급차에 실려 3시간을 달려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응급실은 이미 환자와 보호자가 뒤엉켜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김씨는 온몸 여러 곳이 골절되고 정맥까지 파열된 상태에서 3시간 넘게 응급실 구석 간이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큰 병원 응급실을 선호하는 세태는 응급실을 도떼기시장으로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다.
◆전국 응급실 30% 응급의료인력 부족

우리나라의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수는 2006년 800만명에서 2008년 891만명으로 2년만에 10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응급실 내원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굳이 응급실에 오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응급실에 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459개 응급의료 지정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의 82.9%는 경증 환자였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길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환자들이 증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큰 병원 응급실을 선호하다보니 응급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응급 환자'가 응급실을 '점령'하는 것도 문제이나, 국내 응급실의 질적 수준 역시 선진국보다 못하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지원팀장은 "응급실 시설과 의료 장비 등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나, 응급의료전문의 등 응급실 인력을 제대로 갖춘 곳은 2007년 72%에서 2008년 69%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만 이용하는 차세대 응급센터 도입"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이송이 취약한 지역의 이송체계를 확충할 계획이다. 2012년까지 농어촌 이송 취약지역 175곳에 119 구급지원센터를 신설한다. 낙도 오지에는 헬리콥터와 선박을 이용한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42개 시군구에 응급실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질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큰 병원 응급실에 몰려드는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처럼 앰뷸런스를 타고 오는 환자와 걸어서 응급실에 오는 환자를 차별화할 방침이다. 허영주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차세대 응급센터 시범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해 응급실은 중증 환자만 받아주고, 병이 가벼운 사람은 응급외래와 관찰병상으로 돌리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