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보다 좋은 '나무'들‥어떤 효과 있을까?

입력 2010.04.06 08:40   수정 2010.04.06 13:42

어제, 식목일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나무를 심고 가꾸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나무도 쓸 만한 것이 먼저 베인다’는 속담이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나무들을 알아본다.

▶자작나무 – 충치예방성분 자일리톨 추출

강원도 등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자작나무에는 충치예방 설탕으로 유명한 자일리톨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자작나무를 잘게 부수어 가수분해하고 이를 환원, 결정화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자작나무 등 삼림자원이 풍부한 북유럽의 핀란드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부족한 설탕을 보충하기 위해 자작나무에서 자일리톨을 생산했다. 현재 전 세계 자일리톨 사용량의 약 80%가 핀란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일리톨은 설탕만큼 달면서 오히려 충치균(뮤탄스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껌, 캔디 등 과자류와 치약, 구강청정제 등 각종 충치예방용 제품에 많이 활용된다. 자일리톨은 혈당지수(GI)가 8에 불과하여 혈당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수액 제재와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에도 쓰이고 있다.

▶고로쇠나무 – ‘고로쇠 약수’로 유명

단풍나무의 일종인 고로쇠 나무는 수액이 유명하다. 해발 600∼1000m 높이의 산기슭에서 자생하는 30∼50년생 고로쇠 나무에서 절기상 경칩을 전후로 하여 채취하는데, 나무의 몸통에 상처를 내어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는 물을 인위적으로 뽑아낸다. 미네랄 성분이 많아 산후병이나 신경통 위장병 고혈압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로쇠나무는 제주 한라산과 대둔산, 무등산, 계룡산, 설악산, 오대산 등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으나 주로 지리산에 많이 자생한다. 구례 지역의 고로쇠 약수는 해풍(海風)이 미치지 않은 지리산 기슭에서 채취해 최고품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봄이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로쇠 약수를 마시기 위해 구례를 찾는다.

수액 분비는 밤과 낮의 온도차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야간 온도가 영하 3∼4℃, 주간의 온도가 영상 10∼15℃일 때 잘 분비된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수축이 일어나 땅속의 수분을 흡수해서 수체내의 저장하려는 힘이 작용하게 되고, 낮에 기온이 올라가면서 줄기 속의 수분과 공기가 팽창해서 밖으로 분출되려는 압력이 형성된다. 이때 수피에 상처를 내면 수액이 흘러나오는 것.

고로쇠약수는 염산이온과 황산이온,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 영양소인 미네랄 성분이 보통의 물에 비해서 40배가량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에너지 공급원인 과당(果糖)과 비타민, 철분, 망간 등의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환경보건연구원의 성분분석 결과에서 나타났다. 여성들의 산후통에 좋고, 고혈압과 신경통, 위장병, 변비, 피부미용, 비뇨기 계통의 질환에도 효능이 있다. 마그네슘과 칼슘 등의 미네랄성분이 이온화되어 있어 인체에 쉽게 흡수되고 이뇨작용을 통해 신체에 쌓인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고로쇠 약수는 뿌연 것 보다는 밑바닥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것이 신선하다. 마시고 남은 것은 2~3일 지나면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주목 – 항암효과 탁월

주목의 나무껍질에 소량으로 함유된 항암물질 1960년대 초반에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수많은 종류의 동물․식물․광물 등 천연물질에서 새로운 항암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1979년 탁월한 항암효과가 발견되면서 주목받았으며 1993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항암제로 승인받았다. 주목은 상록침엽수로 관상수로 애용될 뿐 아니라 이뇨, 혈당강하 등 효능 때문에 예부터 민간에서 약용으로 사용됐다.

▶헛개나무, 옻나무 – 간에 좋은 나무

우리나라에는 1000~2000그루 정도만 있다는 희귀수종 헛개나무. 이 나무의 열매에서 추출한 다당체(Polysaccharide)는 지방간의 독성 해소와 간염수치 저하, 혈중 알코올 농도 저하 등에 효능이 있다. 지난 25일 농촌진흥청과 호서대 강인철 교수는 헛개나무가 암세포의 확산을 막는 물질을 함유해 암 치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헛개나무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분포하지만 우리나라 것이 중국과 일본의 것보다 약리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옻나무 칠액(漆液)의 주요성분도 항암 효과와 간해독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역시 헛개나무의 경우와 비슷한 시기에 밝혀진 내용이다. 옻나무의 주성분인 ‘우루시올(Urushiols)’은 시판 중인 항암제(Tetraplatin)에 비해 항암효과가 3.4배가량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칠액의 다른 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성분도 암세포 전이 억제나 정상 세포로의 유도 등 항암효과와 간 보호 효과, 숙취 해소 등 다양한 약리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4000여 년의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옻나무는 동북아시아가 원산지다. 칠액은 내구성이 우수한 천연도료로 각광받고 있으며 민간에서는 옻닭 등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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