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 심해지는 ‘아토피피부염’ 치료법 다양… 두려워 말고 병원 찾아야” [헬스조선 젊은 명의]

입력 2024.10.28 07:1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아토피피부염 젊은 명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이영복 교수

이영복 교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이영복 교수/사진=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건조하고 기온이 낮은 요즘 더욱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다. 심한 가려움, 쓰라림, 화끈거림, 진물, 태선화 등 각종 증상을 동반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크다. 아토피피부염은 특히 성장 중인 소아·청소년들을 괴롭게 한다. 증상이 심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문제는 더 심각하다. 아토피피부염 명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이영복 교수를 만나 병의 치료법과 관리법에 대해 물었다.

-아토피피부염은 어떤 질환이며 왜 생기는가?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질환으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면역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자가면역세포인 Th2 세포가 활성화해 나타나기도 한다. 자가면역 세포는 세균, 박테리아 등 외부 물질을 공격하지 않고, 정상 세포를 적으로 착각해 자기 몸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다. 또한 현대화로 인한 대기물질, 공해물질 환경요인이나 서구화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된다. "

-소아에게 아토피피부염이 잘 일어나는 이유는?
"임신하면 자가면역세포의 반응이 활성화돼 가려움증, 피부발진, 알레르기가 잘 생기는데, 임신할 때 갖고 있던 자가면역세포가 출산할 때 아기에게 노출된다. 따라서 신생아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자가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생후 6개월에서 2년 사이 아기들이 발진이나 가려움증을 겪는다. 또한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상태로 태어난 아기들이 초등학생, 청소년이 돼서도 가려워한다."

-성인이 되면 아토피피부염이 없어지기도 하나? 
"어렸을 때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다고 해서 무조건 성인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토피 수용성, 환경적 요인, 면역 체계의 변화 등으로 성인이 되면 증상이 완화하기도 한다. 반대로 사춘기 이후나, 성인이 된 후 아토피피부염을 겪는 사람도 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과 성인 아토피피부염 차이점은?
"소아 아토피피부염은 팔다리 등 접히는 부위에 가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부위를 자주 긁어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병변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얼굴이나 목 부위에 붉은 피부 발적이 생긴다."

-아토피피부염, 건선, 습진의 차이점이 뭔가? 
"건선은 피부 표피의 각질형성세포가 과증식하는 상태로 회백색 각질이 겹겹이 쌓이며 피부가 두꺼워진다. 건선은 주로 추운 날씨인 가을이나 겨울에 발생된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계절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또한 건선은 가렵지 않고, 두피부터 발끝까지 모든 피부에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아토피는 가려운 증상이 있고, 특정 부위에 발생한다. 이외에도 진물의 유무, 붉은 정도, 각질의 정도를 비교해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을 구별한다. 다만 건선과 아토피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습진은 굉장히 넓은 범위에 속한다. 습진은 피부에 생긴 모든 염증, 즉 피부염이라 부른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과 건선 모두 습진에 해당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는?
"피부에 보습인자가 부족한 사람들은 날이 추워지면서 피부가 건조해진다. 이에 따라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알레르기 비염이 잘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외부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때 과민 반응으로 콧물이 흐르거나, 재채기할 뿐만 아니라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진단 기준이 따로 있나? 
"의사가 피부 상태를 보고 진단한다. 혹은 EASI(습진 중등도 평가지수)를 활용해 아토피피부염을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나이에 따라 진단 기준이 다르다. 12세 이상의 경우 EASI 가 23점 이상이고, 기존 약재로 3개월 이상 치료했으나 호전이 없으며, 3년 이상 아토피피부염 진단받은 이력이 있어야 한다.
6~11세는 EASI가 21점 이상이고, 기존 약재로 4주 이상 치료했으나 호전이 없으며, 1년 이상 아토피피부염 진단받은 이력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5세 이하의 경우 EASI가 21점 이상이고, 기존 약재로 4주 이상 치료했으나 호전이 없으면 중증 아토피피부염 진단받는다. 아토피피부염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경도라면 적절한 피부관리나 국소 치료제를 이용한다. 중등도‧중증 환자들은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통해 치료한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자가 진단하는 방법도 있나? 
"우리 병원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를 확인하기 위해 초진 환자들에게 아토피피부염 진료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환자는 의사에게 링크를 받고, 모바일로 검사해 결과를 의사에게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누구든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환자와 의료진이 치료 목표에 대해 소통하고, 환자가 직접 치료 과정에 참여하게 독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체크리스트에는 ▲첫 아토피피부염 발생 시점 ▲아토피피부염 치료 경험 ▲발병 부위 ▲피부 상태 ▲가려움증‧통증 정도 ▲불안‧우울증 등 정신 건강 상태 ▲향후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등이 있다."


아토피피부염 진료 체크리스트
아토피피부염 진료 체크리스트/사진=이영복 교수 제공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해 생기는 합병증, 부작용은 어떤 게 있나?
"가려움이나 통증으로 인해 환자들이 잠을 못 잔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경우 성장이 더뎌지기도 한다. 진물, 피부 딱지, 부스럼 등으로 옷 입는 데도 불편함을 겪는다. 한편 스테로이드 약으로 인한 부작용도 존재한다. 스테로이드를 계속 사용하면 기침, 녹내장, 결막염, 골다공증 등이 유발된다. 또한 스테로이드는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성질이 있다. 이로 인해 갑자기 혈당을 올려 소아‧청소년의 경우 어린 나이에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있나? 
"중증 아토피 환자들은 사회활동이 어렵다. 특히 어린 환자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가려움도 문제지만, 아토피가 있는 자기 모습으로 인해 위축되며 주변 친구들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드물게 자살을 시도하는 환자도 있었다. 꼭 중증이 아니더라도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어린 환자 중에서 학업 장애,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등을 겪는 환자들이 있다. 이렇게 학교생활부터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도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으로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은 있나? 
"신약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다. 생물학제제로는 두필루맙, 트랄로키누맙, 레브리키주맙 등의 약물이 새로 나왔다. 먹는 약인 경구용 약제로는 유파다시티닙, 바리시티닙, 아브로시티닙 등의 약물이 나왔다. 다만 약을 처방받을 때는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서 약제를 설정해야 한다. 신약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영복 교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이영복 교수/사진=김예경 기자 촬영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필요한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피부 보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보통 사람의 경우 건조한 가을‧겨울에 보습제를 바르지만, 아토피피부염인 환자들은 사계절 내내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다음으로는 식습관을 잘 조절해야 한다. 즉석식품, 식용 색소, 방부제, 조미료 등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런 음식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물을 2L 이상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인해 몸의 전반적인 면역력을 높여 놓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아토피피부염은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다. 현재 여러 약들이 개발됐으니,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해 점차 증상을 완화하면 된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피부과 약이 독하거나, 병원을 찾아봤다 잘 낫지 않고, 약재를 바르면 좋아진다 등이다. 또한 병원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로 인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빨리 병원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이영복 교수는…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유전체학연구소에서 연수받고 현재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로 아토피피부염, 피부 유전체, 건선 연구에 힘쓰고 있다. 대한의진균학회 기획이사, 대한손발톱학회 홍보이사, 대한여드름주사학회 총무간사를 지내고 있다. 이영복 교수는 누구보다 어린 환자에게 ‘좋은 어른’인 의사다. 10년 이상 진료를 본 한 환자가 현재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의 간호사가 돼 있다. 이처럼 이영복 교수를 따라 의료계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는 학교도 못 가며 힘들어했던 어린 환자들이 신약을 쓰면서 상태가 좋아지는 걸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은 좋은 신약들이 나와 있어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사용해 아이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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