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대장암 증가 추세... '전략적' 치료 필요하다"

입력 2021.06.21 07:1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대장암 명의'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

매년 약 2~3만 명이 걸릴 만큼 꾸준히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게 '대장암'이다. 젊었을 때부터 생활습관을 관리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은 점차 높아진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은데, 최근엔 진행암의 경우에도 좋은 치료 예후를 얻고 있어 포기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을 만나 대장암 이기기 위한 전략적 방법을 알아봤다.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어떤 게 있나?
일반적으로 복통, 빈혈, 배변습관 변화 등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공통적인 증상이다. 대장암은 암이 생긴 부위에 따라 증상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오른쪽 대장은 직경이 넓기 때문에 이곳에 암이 생기면 크기가 어느 정도 크더라도 증상이 거의 없다. 암은 지혈 능력이 없어서 표면에서 계속 피가 나는데, 오른쪽 대장에서 암이 커지면 피가 나면서 빈혈이 생길 수 있다. 더 진행되면 통증,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왼쪽 대장은 직경이 좁아서 암이 생기면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나 잔변감이 생기고,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직장(대장의 끝부분)에 암이 생기면 항문 가까이 있어서 혈변이 쉽게 나타난다. 이처럼 증상이 있을 땐 이미 진행된 암인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Q. 최근 젊은 대장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던데?
대장암이 현재 증가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젊은 환자들이 많아진 이유가 확실하진 않지만, 주된 원인은 진단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추측된다. 대장내시경은 40대부터 하기를 권장하는데, 대장암 통계를 살펴보면 40대의 발병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인 대장암의 증가 요인을 보면 크게 환경요인의 변화, 고령화, 진단율의 증가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요인은 거의 식생활 문제다. 동물성 지방을 과다 섭취하거나, 섬유소를 적게 먹고, 고열량 식단을 즐기거나, 음주·흡연·비만을 하는 등 나쁜 습관을 지니는 것은 대장암에 걸리려 노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Q. 대장암의 병기는 어떻게 구분하나?
대장암의 병기는 침범 두께에 따라, 림프절 전이 여부에 따라,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에 따라 여러 개로 구분된다. 여러 진단 기준이 있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TNM' 기준을 따르는 추세다. T는 침범 두께로, T1은 점막 하층까지 전이된 암, T2는 근육층까지 전이된 암, T3은 장막층까지 전부 전이된 암을 말한다. N은 임파선 전이 여부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나뉜다. M은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를 뜻한다. 이 기준에 따라 1기는 임파선 전이 없이 침범 두께가 T1~T2인 경우를 말한다. 2기는 임파설 전이 없이 침범 두께가 전 층을 통과한 상태(T3)다. 3기는 암의 침범 두께와 관계없이 임파절이 전이된 상태이며, 4기는 다른 기관에 암이 전이된 상태다. 1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21%, 2기는 34%, 3기는 35%, 4기는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화단층촬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사례를 CT 사진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분변잠혈검사나 이중조영검사로도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나?
분변잠혈검사는 대변 채취만으로 가능해 검사가 쉽고 용이하며,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기에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변에서 혈액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대장암이 아니라고 단정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대장내시경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변잠혈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더라도 5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대장내시경을 해봐야 한다. 대장조영술을 과거 80년대까지 대장암을 진단하는 주요 검사법이었다. 최근엔 대장조영술에서 혹이 발견되더라도 다시 대장내시경을 해야 하므로 잘 시행되지 않는다.

Q. 대장내시경 검사는 어느 정도 주기로 받는 게 적당한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50세부터 5년 주기로 받는 게 적당하다. 가족력이 있다면 40살부터 받는다. 특히 '가족성 용종증'이 있다면 사춘기 때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장암 수술 후에는 1년 후에 다시 검사를 해봐야 한다. 대장내시경은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기 때문에 시행하는 것도 있지만, 대장내시경 중 발견된 용종을 미리 제거하기 위함도 있다.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이상 소견이 있으면 바로 제거하거나 조직검사를 할 수도 있으며, 염증성 장질환 등 다른 대장질환을 진단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과거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서 4L 분량의 물약을 먹어야만 했다. 최근엔 양도 2L 정도로 훨씬 줄어들고, 알약으로 편하게 장 처치를 하는 방법도 개발됐다. 너무 겁먹지 말고 검사를 받길 권한다.

Q. 대장내시경 중에 발견된 '용종'이 암일 가능성은?
대장에는 여러 종류의 용종이 생긴다. 선종일 수도 있고, 증식성·염증성 혹은 기타 지방종일 수도 있다. 선종의 경우 크기에 따라서 암 동반율에 차이가 있다. 1cm 이하의 선종은 암이 될 가능성이 2.5% 이하다. 1~2cm 선종은 10% 미만, 2cm 이상은 20~40%로 보고된다. 선종이 2cm가 넘으면 암이 될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대장 용종은 작은 크기여도 대부분 제거하는 편이다.

Q. CT나 MRI 등 검사법은 어떤 경우에 시행하는 것인가?
최근엔 CT의 해상도가 좋아져서 'CT 대장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대장을 비운 후 가스를 넣어서 CT를 찍으면 3차원 이미지로 대장이 보인다. 혹 같은 것도 3D 이미지로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검사를 하려면 다시 대장내시경을 해야 하므로 많이 하는 검사법은 아니다. 보통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CT를 찍게 된다면,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대장암이 대장에만 있는지,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것은 아닌지 보기 위함이다. 흉부와 복부 CT를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수술 전 평가와 계획을 위해 중요한 과정이다. MRI는 주로 직장암 검사에 이용된다. 직장은 골반 내의 좁은 부위에 있기 때문에 전립선, 정낭, 방광, 질, 자궁 등 여러 기관이 가깝게 있다. 주변 장기로 암이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한다. 진행된 암의 전이 여부, 치료 효과 등을 판단하기 위해 PET-CT 검사를 하기도 한다.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은 병기별로 어떻게 치료하는가?
대장암은 병기별로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초기암은 내시경적 절제도 가능하다. 진행되어 내시경으로 절제가 안 되면 개복, 복강경, 로봇 수술 등 방법으로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다. 그 외에 보조적 치료로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과거엔 광범위하게 암을 절제했었지만, 최근엔 최소침습 수술, 로봇 수술 등으로 장기 기능을 유지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병기에 따른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아래 사진). 결국 수술이 가장 주된 치료법으로, 수술이 어렵다면 어떻게든 약물과 방사선 치료로 수술이 가능하도록 암을 줄이게 된다. 전이된 암의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면 완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결장암과 직장암 치료 경과
결장암과 직장암은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치료 방향이 결정된다./사진=일산차병원 제공

Q. 특히 치료가 쉬운 유형, 혹은 어려운 유형의 대장암이 있나?
대장암은 크게 원발성암(결장암·직장암), 전이성암, 재발성암으로 나뉜다. 원발성암과 비교해 전이되거나 재발하는 암은 치료하기 어렵다. 직장암은 항문이 가까운 곳에 생기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또한 직장암이 복부 대동맥의 림프절까지 전이되거나 골반 부위로 많이 침범해 직장암 측면의 충분한 정상 조직에 여유가 없을 때도 수술 난이도가 어려워진다.

Q. 절개 수술 없이도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가?
내시경 전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암이 있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발견된 용종이 점막 내에만 침범했다면 내시경으로 절제하고 경과만 관찰하게 된다. 만약 불완전하게 절제됐거나, 절제했더니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상태라면 추후 수술적 절개가 추가로 필요하다. 최근엔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암도 관찰만 하기도 한다. 직장암은 암의 크기가 3cm 이내로 작고 퍼진 부위가 적다면 국소 절제만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만약 조직검사에서 근육층까지 퍼진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 수술을 권한다. 수술의 원칙은 어떤 수술을 하든지 간에, 대장암을 포함해 주위에 침범된 림프절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다. 전이된 장기도 확실히 절제하고, 수술 후에도 병기를 정확히 평가해 추가 수술이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 재발을 막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대장암은 수술 후 20~25%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술 후 정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감시하며 원격 전이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선 우선 수술 전 충분한 평가를 통해 전이 여부로 수술 범위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제거 후에도 꾸준한 추적 검사를 통해 상태를 판단하고, 재발한 암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재발하더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대장암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을 경우 5년 생존율이 1기 95%, 2기 88%, 3기 74%, 4기 31%다. 4기 생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수술 후 사망률도 0.4%에 불과하다. 전체 생존율은 무려 79.5%로 상당히 높다.

Q.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대장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암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선종을 미리 제거하는 게 가장 좋은 대장암 예방법이다. 대장암 예방 10대 권고는 다음과 같다. ▲총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 비율을 30% 이하로 줄이고 ▲식이섬유를 하루 20~30g 이상 섭취하며 ▲붉은색 육류와 가공육은 피하고 ▲발효된 유제품을 충분히 마시며 ▲하루 1.5L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시고 ▲패스트푸드·인스턴트·조미료·훈제식품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음주·흡연을 피하고 ▲50세 이후 5년 마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다.

Q. 대장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암으로, 1년에 2~3만 명 정도 생긴다. 특히 대장암은 2010년 이후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대장암은 예방이 가능한 암이라는 것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예방적 차원에서, 또 조기에 치료하기 위해서 대장내시경을 주기적으로 하시길 바란다. 진행암으로 발견되더라도 치료하면 예후가 상당히 좋다.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서 받고, 수술 후에도 재발 감시를 잘하고, 재발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것을 권한다. 대장암은 치료율이 상당히 높다. 진행된 암, 재발된 암, 다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시길 바란다.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
▲일산차병원 강중구 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강중구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오하이오 최소침습수술센터, 일본 동경암센터 등에서 연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개원준비팀장, 교육연구부장, 진료부원장, 병원장을 거쳐 현재는 일산차병원 병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前), 대한임상종양학회 부회장, 대한임상보험학회 부회장, 대한수술감염학회 회장, 보건복지부 질병균 전문평가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부 신포괄 지불제도 협의체 위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전략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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