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치료 가능한 癌… 4기도 완치 가능성 있습니다"

입력 2020.12.14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대장암 명의'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

대장암은 '선진국형 암'이라고도 불린다. 경제 발전에 따른 식생활 변화와 함께 늘어난 암이기 때문이다. 채소류를 적게 먹고, 육류 등 고지방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은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 비만 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것도 원인이 됐다. 실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위암에 이어 발생률 2위로, 전체 암 발생의 12.1%를 차지했다.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대장항문외과 전문의)를 만나 대장암에 관해 물었다.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
대장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상당수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40~50대 이후에 발생한 원인 모를 빈혈이 나타나거나, 갑작스러운 배변습관 변화, 혹은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 변을 본 후에도 남아있는 잔변감 등이 나타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하고 있다. 대장암은 생긴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기도 한다<표>. 결장암과 대장암 환자의 비율은 6:4 정도다.
대장암 발병 부위별 증상
표>대장암 발병 부위별 증상/사진=헬스조선 DB

Q.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대장암 자체는 유전병이 아니지만, 부모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대장암 발병률이 2~3배 더 높다고 알려졌다. 대장암은 50~60대에 많이 생긴다고 알려졌는데,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약 10년 정도 빠른 40대부터 발병이 급증한다. 대장암 고위험군은 ▲50세 이상 성인 ▲동물성 지방과 육류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 ▲가족 중 선종·대장암 환자가 있는 사람 ▲유전성 대장암(가족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 환자와 그 가족 ▲과거에 대장 선종(용종)이나 대장암이 있었던 사람 ▲염증성 장질환(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환자 등이다.

Q. 대장암 기수별 생존율은 어떠한가.
대장암은 크게 4기로 나뉜다. 초기부터 조금 심한 단계까지를 1기, 암세포가 근육층을 뚫고 나가면 2기, 암이 주변 임파선까지 퍼진 경우를 3기, 4기는 다른 곳으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1기에는 수술만 하면 대다수가 완치된다. 2기는 약 80%, 3기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거치면 약 70%까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대장암은 수술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암 중에 하나다. 다만, 4기가 되면 수술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서 완치가 어려워진다. 안타깝게도 전체 환자의 25~30% 정도는 이미 다른 부위에 전이된 4기로 발견된다.

Q.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던데.
멀쩡하던 대장 점막에 갑자기 암이 생기지는 않는다. 정상 대장 세포가 여러 요인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돌연변이 세포들이 발생해 용종(혹)을 만든다. 이렇게 발생한 용종 중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선종'이라고 한다. 50세 이상 3명 중 1명은 선종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선종은 대부분 양성종양이지만, 5~10년 이상 장기간 방치하면 악성종양으로 반전할 수 있다. 선종으로부터 대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 대장암의 80~85% 정도다. 따라서 대장내시경을 통해 선종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암이 발병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Q. 대장내시경은 어느 정도 주기로 받는 게 적당한가.
아직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대장내시경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50세 전후에 꼭 한번은 해보시길 권한다. 검사에서 별문제가 없다면 이후 5년에 한 번 정도 받으면 된다. 만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됐거나,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선종을 발견했다면 1년에 한 번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낮은 단순 선종만 발견했다면 3년에 한 번이 적당하다.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은 보편적으로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는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근본적 치료는 수술이다. 결장암이냐 직장암이냐에 따라서 치료 방향은 조금 달라진다. 결장암은 1~2기의 경우 대게 수술로 끝난다. 2기 중 고위험군이나 3기는 수술 이후 6개월 정도 보조 항암요법을 권고한다. 4기는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어렵다면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수술이 가능한 상태가 되면 수술을 진행한다. 직장암은 1기인 경우에만 수술로 끝난다. 2~3기라면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 전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항암화학방사선 치료 후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복강경, 로봇, 개복 수술 중에 선택하게 된다.

Q. 직장암 수술은 결장암보다 어렵다고 들었다.
항문에서부터 한 뼘 정도를 직장이라고 한다. 직장은 골반 안쪽에 위치한다. 골반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는 직장뿐 아니라 소변을 보는 배뇨 신경, 성 신경, 항문괄약근 등이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면이 있다. 따라서 수술의 첫 번째 원칙은 '암'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두 번째 원칙은 중요한 구조물 손상 없이 수술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만약 주위 신경을 건드리면 발기부전, 사정장애, 소변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변을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하던 직장을 제거하면 화장실을 자주 가는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

Q. ‘직장-항문 기능 검사실’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는.
직장이나 항문과 관련된 치료를 할 때는 앞선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객관적인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직장항문 질환을 치료할 때도 검사를 하지만, 직장암 수술 후에 나타날 수 있는 기능 변화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배변 기능 악화를 제대로 평가하고, 치료하면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직장항문 질환 분야 연구에 대한 자료수집 역할도 한다. 이런 시설은 대학병원 외과 중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장암 예방은 '1차 예방'과 '2차 예방'으로 나눌 수 있다. 1차 예방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과도한 육류섭취를 줄이며, 채소류를 많이 드시는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다. 변이 만들어져서 바깥으로 배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변비가 있다면 개선하는 게 좋다. 2차 예방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한 용종 제거다. 대장암의 '씨앗'이라 불리는 용종을 미리 제거해서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시길 바란다.

Q. 대장암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장암은 위암, 간암 등 다른 고형암과 비교해도 수술로 고칠 수 있는 아주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수술 시기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니 진단을 받으셨더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셔도 된다. 심지어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4기에서 발견됐더라도 수술 후 간이나 폐에 전이된 것은 방사선으로 치료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항암제나 방사선치료 등 치료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수술도 복강경, 로봇 수술로 환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고, 치료받으시길 바란다.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
▲성빈센트병원 대장암센터 조현민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조현민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성빈센트병원에서 기획조정실장·외과 임상과장·집중영양팀장을 맡고 있다. 과거 성빈센트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복강경 수술법 도입 시기부터 복강경 술기를 집중적으로 연마해 지난 2013년에는 아시아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수술 시연을 하기도 했다. 완치를 넘어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환자 중심 치료법'을 위해 연구하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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