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신에 혹 발견되면, 호르몬 과도하게 분비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입력 2019.11.04 07:15   수정 2019.11.04 11:28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부신 종양 명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강북삼성병원 제공

부신은 낯선 기관이지만 신장 위에 붙어서 우리 몸에 중요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크기는 3*5cm 정도로 작다. 부신에 종양이 생기면 호르몬 분비가 과도해지면서 몸에 각종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부신 종양이 있는 환자 10명 중 2~3명은 종양을 떼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하면 증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진다. 부신 종양 명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를 만나 부신 종양의 증상과 진단·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부신의 위치와 기능은?

부신은 신장 위에 고깔 모양으로 붙어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장기이다. 호르몬은 항염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 혈압을 올리는 알도스테론, 흥분을 일으키는 카테콜아민이 분비된다.

-부신 종양은 얼마나 많나?

건강검진에서 4~7%가 부신에 종양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꽤 많은 수치다.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부신에 종양이 발견돼서 온다. 종양이 있다고 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60~70%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비기능성 종양'이라고 부르고, 20~30%는 이상 증상을 동반해 '기능성 종양'이라고 부른다. 기능성 종양 환자만 치료 대상이다.

-부신 종양은 왜 생기나?

아직 모른다. 대부분 우연히 발견되기 때문에 우연종이라고 부른다. 다만 카테콜아민이 많이 분비되는 갈색세포종은 10%가 유전과 관련이 있다. 부신 종양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조금 더 많이 발견된다.

부신의 위치와 구조
부신의 위치와 구조/강북삼성병원 제공

-부신에 종양이 있으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부신 종양 중에서 20~30%는 기능성 종양인데, 스테로이드, 알도스테론, 카테콜아민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증상이 생긴다. 먼저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쿠싱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생긴다. 이 병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외형의 변화가 생겨 비교적 병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달덩이 같이 얼굴이 동그랗게 변하며, 팔다리 가늘어지고, 목뒤에 지방이 쌓이며, 멍이 잘 들고, 수염도 난다.

알도스테론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고알도스테론혈증도 있다. 혈압이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고혈압 환자인데, 몸에 칼륨 수치가 낮으면 의심해야 한다. 알도스테론이 과하게 분비되면 체내 나트륨은 저류시키고 칼륨은 배출시켜 혈중 칼륨 농노가 낮아진다.

카테콜아민을 과하게 분비하는 종양은 갈색세포종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처럼 혈압과 맥박이 확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갈색세포종은 '잠자는 사자'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외과 의사들이 수술을 하다 갈색세포종을 잘못 건드리면 혈압이 크게 올라 사망하는 경우가 있어 붙여진 별명이다. 갈색세포종은 '10·10·10' 법칙이 있다. 10%의 환자는 부신 양쪽에서 갈색세포종이 발생하고, 10% 유전과 관련이 있으며, 10%는 암하고 관련이 있다. 또 10%는 재발을 하며, 부신 이외에 곳에서 생기는 갈색세포종도 10%가 있다. 무엇보다 갈색세포종은 암과의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환자들이 병을 알아차릴 수 있나?

쿠싱증후군은 외형의 변화가 명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환자가 알아차린다. 고알도스테론혈증은 고혈압이 조절이 되지 않아 내과를 통해서 온다. 갈색세포종은 유전적 소인이 있기 때문에 알고 오는 환자들도 있지만,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부신 종양은 어떻게 진단을 하나?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복부 CT를 찍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복부 CT에서 종양이 발견이 되면 24시간 소변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기능 이상이 있는 종양인지 확인을 한다. 조직검사는 잘 하지 않는다. 부신은 배보다는 등쪽에 가깝게 있어 조직검사를 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강북삼성병원 제공

-부신 종양은 어떻게 치료하나?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기능성 종양일 때는 수술을 해야 한다. 비기능성 종양일 때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1년에 한 번 추적 관찰을 한다. 다만 비기능성 종양이라도 크기가 4cm 이상으로 크면 암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한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주로 한다. 종양의 위치에 따라 배로 들어가는 경복강, 등으로 접근하는 후복강 수술법을 적용한다. 최근에는 후복강 수술법이 회복이 빠르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또 복강경 수술을 할 때는 원래 배에 구멍을 3~4개 뚫지만, 갈비뼈 아래에 한개만 뚫어서 수술하는 단일 통로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로봇 수술도 적용하지만, 복강경에 비해 큰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 스테로이드가 과도하게 분비돼 쿠싱증후군까지는 생기지 않았지만 스테로이드 수치가 정상은 아니라면 종양 제거를 고려해볼 수 있다. 고농도 스테로이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사성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종양 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부신은 모두 제거해야 하나?

한쪽 부신에 종양이 있으면 한쪽 부신을 다 제거한다. 양쪽 부신에 모두 종양이 있다면 정상 조직은 남기고 종양만 절제하는 부분 절제를 한다. 부신을 제거한 뒤에는 부신 기능 평가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일정 기간 복용할 수도 있다.

-수술 외에 다른 치료법은?

수술이 어려운 사람은 고주파 열로 종양을 태우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재발 등의 위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한다.

-건강검진에서 부신 종양을 우연히 발견했다면

종양의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호르몬 분비가 과도해지는 등 기능에 이상이 없는 지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미 대사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혈압이 약으로 조절이 잘 안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
강북삼성병원 외과 윤지섭 교수/강북삼성병원 제공

-윤지섭 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강북삼성병원 외과 교수이다. 국내에서 부신 수술을 하는 몇 안되는 외과 전문의이다.

부신 종양은 수술을 하면 환자 증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병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외과 의사들의 관심이 늘었다. 갈비뼈 아래에 한곳만 뚫어 수술하는 단일통로 복강경 부신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시행했다. 등에 가까이 있는 부신의 위치를 고려해 등으로 접근하는 후복강 수술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진료권고안위원회 위원장, 국제협력위원회 이사, 대한신경모니터링학회 총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산하의 부신연구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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