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관절에 만성 염증… 눈·장·피부에도 영향

입력 2018.01.08 08:59   수정 2018.01.08 14:05

[메디컬 포커스] 강직성 척추염

척추 마디가 대나무처럼 굳어져
자는 도중·아침에 허리 통증 심해
생물학적제제 등으로 치료

김성수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성수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얼마 전 진료실로 한 남자 대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다. 고 3 때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던 이 학생은 그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서 근육이 뭉친 것 정도로 생각하고 통증을 방치하다가 최근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았다. 필자에게 오기 전에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딱히 허리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하던 중에 엑스레이 상에서 골반 천장관절 일부의 변형을 발견하고 류마티스내과로 진료과를 옮겨서,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점점 척추 마디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질환이다. 보통 10~40대에 증상이 나타나고, 남성이 여성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발생 빈도는 대개 인구 1만명당 7~20명이며, HLA-B27 이라는 유전인자와 관련이 있어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아직까지 질환 인지도가 낮고 허리 통증 증상으로는 의심되는 질환이 많다 보니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대한류마티스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이 병을 정확하게 진단받기까지 약 4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하면 척추 관절의 변형을 억제해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방치하면 척추가 대나무와 같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장애가 올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대부분 엉치와 엉덩이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병이 시작되는데, 주로 허리 아래 부분과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많이 나타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잠을 자는 도중 허리가 아파 깨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허리의 뻣뻣함과 통증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 통증은 몸을 움직이거나 운동을 한 후에야 나아진다. 강직석 척추염 환자는 염증 물질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척추뿐만 아니라 다른 관절 부위나 눈, 장, 피부 등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강직성 척추염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면역억제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 같은 약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 자체를 차단하는 TNF-알파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저절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염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를 꼭 해야 한다. 약제와 치료 방법의 발전으로 관절의 강직이 오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나, 근본적인 치료 없이 통증 치료만 하는 경우 심각한 장애가 생길 수 있으니, 유사한 증상이 있을 경우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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