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올리기도 복부·자궁 압박
산모 건강 유지와 태아 성장에 좋다는 이유로 임신 중 수영, 요가, 필라테스를 하는 여성이 많다. 하지만 임신 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운동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임신부의 신체 상태에 맞춰 운동 방법이나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신체 유연성을 돕는 요가와 필라테스의 경우 천장을 향해 눕는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 30주 이후에는 누운 자세로 오래 있으면 커진 자궁이 정맥을 압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이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엎드려 뻗친 자세와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는 것도 복부와 자궁에 압박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최수란 교수는 "오랫동안 누워있을 경우 심하면 저혈압으로 인해 임신부가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며 "누워서 하는 운동이라면 대정맥 압박을 피해 왼쪽으로 눕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다리 끝으로 손을 뻗어 숙이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 등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질 가능성이 높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타의에 의해 신체에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운동 환경도 피하는 게 좋다. 한양대구리병원 산부인과 고아라 교수는 "수영은 임신부에게 좋은 운동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수영은 피하는 게 좋다"며 "주변 사람에게 복부를 차이는 등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동 중 숨을 들이 마시고 오랫동안 참은 뒤 내쉬는 행동은 태아에게 지속적인 영양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안 되는 임신부도 있다. 질 출혈 등으로 조기유산 증상이 보이거나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출구를 막아 태아가 나오지 못하는 태반 위치이상)이 나타난 고위험 산모는 운동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임신부 운동은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에 해오던 게 좋다. 심폐기능을 높이고 근골격계에 도움을 주는 걷기, 수영, 요가, 필라테스를 적당한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석주 교수는 "한 번에 15~30분 동안 자신의 역량에 맞는 정도로 하되 어지럼증, 두통, 근력저하, 흉통 등이 느껴지면 즉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