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사고 상황별 대처법

제4호 태풍 ‘뎬무’가 우리나라를 향해 계속 북상하고 있다. 태풍의 영향에 따라 소나기성 폭우와 함께 낙뢰(落雷) 발생 가능이 높아져 감전사고에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방재청이 과거 3년간(2005~2007년) 낙뢰로 인한 인명피해에 대해 조사한 결과, 86%가 7~8월에 발생했다. 또 감전사고는 7~8월에 26%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감전사고에 대해 상황별로 알아본다.

◆ 외출시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전기가 약 20배 정도 잘 통한다. 매년 감전사고의 약 45%가 6~8월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특히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급격한 방전현상인 낙뢰가 예고될 때는 감전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등산 골프 낚시 등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야외에서 갑자기 낙뢰가 치면 건물 안, 자동차 안,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단, 젖은 곳으로 피하는 것은 가장 위험하니 삼가한다. 자동차 안에 있을 경우는 주행을 멈추고 라디오를 끈 채 차 안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안전하다. 야외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우산보다는 비옷을 준비한다.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변의 가로등 교통신호등 입간판 같은 전기를 이용하는 시설물이 물에 잠겼을 때는 안전을 위해 접근을 금지해야 한다.

◆ 가정에서

손이나 발에 물이 묻은 상태에서 전기 기기를 다룰 때는 물기로 인한 감전사고의 우려가 평상시보다 몇 배 이상 높으므로 반드시 물기를 닦은 후 전기제품을 취급해야 한다. 의료용 진동기(안마의자)를 사용할 때도 샤워 또는 땀을 흘린 후 젖은 몸으로 앉거나 젖은 손으로 조작해서는 안 된다. 몸의 물기를 제거해지 않은 상태에서 안마의자를 사용할 경우 감전사고 위험이 높다.

가정에서 집중호우로 집안이 침수됐을 때는 전기 콘센트나 전기기기 등을 통해 전기가 흐를 수 있으므로 배전반의 전원스위치를 반드시 내린 다음 물을 퍼내는 등의 작업을 시행한다. 또 번개가 심한 경우 안테나 또는 전기선을 통해 낙뢰가 유입돼 감도가 예민한 컴퓨터 등의 전기·전자기구에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플러그를 빼두고, 전등이나 전기제품으로부터 1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한다. 또 집안의 모든 창문을 닫고, 감전우려가 있으므로 샤워나 설거지 등을 하지 않는다. 비상시를 대비해 찾기 쉬운 장소에 촛불·손전등을 준비해두고 전기고장번호(국번없이 123), 전기안전공사(1588-7500) 번호를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 일터에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산업현장 감전재해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인 7~8월에 전체 감전 재해 사망자의 1/3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총 39명 중 15명(38.4%)이 이 기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업종별로는 전체 감전사망 근로자의 59.0%(23명)가 건설업으로 조사됐으며, 다음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순이었다. 작업내용별로는 전기공사 시에 감전사망자가 가장 많았으며, 기계설비작업, 전기운전 점검 시 주로 발생했다.

이러한 감전재해는 작업시 절연되어 있지 않거나 노출되어 있는 전선 등에 접촉하거나 전기공사 또는 전기기기의 정비·조작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함으로써 주로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은 높은 습도로 전기기기의 누전 우려가 높으며, 폭우로 인한 전기기기의 침수, 더위로 인한 적절한 복장 및 보호구 착용기피와 땀으로 인해 인체저항이 낮아져 다른 계절보다도 감전재해 발생가능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응급상황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다중이용시설에 의무적으로 심폐소생 응급장비인 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가 구비돼 있다. 그러나 응급상황에서 심장충격기를 잘못 다룰 경우, 환자 뿐만 아니라 도움을 주려는 사람까지 심각한 문제에 처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감전사고다.


응급환자 상체의 땀이나 물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구급자의 감전사고 위험이 있으며, 접지 패드의 부착이 잘 이뤄지지 않아 올바른 작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심장충격기 사용 시 응급환자와 장비는 비교적 바닥이 마른 곳으로 이동 설치하고, 전극이 접촉할 부위 표면의 물기 또는 땀은 마른수건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심장충격기 작동 중 환자와 접촉을 금하고, 환자의 머리나 사지의 노출된 피부는 다른 금속물질과 분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Tip. 낙뢰 맞았을 때, 이렇게 대처하라!

낙뢰를 맞았을 때 응급처치는 먼저 낙뢰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환자를 옮기고 의식 유무를 살피는 것이다. 의식이 없으면 즉시 호흡과 맥박의 여부를 확인하고 호흡이 멎어 있을 때에는 인공호흡을, 맥박이 함께 멈춘 경우에는 인공호흡과 병행해 심장마사지를 한다.

또 119 또는 인근병원에 긴급 연락하고, 구조요원이 올 때까지 응급조치를 한다. 산에서와  같이 즉시 의사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장소에서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결코 단념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인공호흡, 심장 마사지, 지혈 등의 처치를 계속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가장 편한 자세로 안정을 시킨다. 

감전 후 대부분의 환자는 전신 피로감을 호소한다. 환자가 흥분하거나 떨고 있는 경우에는 말을 거는 등의 방법으로 환자가 침착해지도록 한다. 환자의 의식이 분명하고 건강해 보여도 감전은 몸의 안쪽 깊숙이까지 화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병원에 내원해 응급진찰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