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신현정 기자] 최근 의약품 품절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른바 ‘트리암’으로 많이 알려진 트리암시놀론아세토니드 성분의 제품들이 장기간 품절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가뜩이나 힘든 의료계에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관절염, 여드름, 건선, 대상포진, 켈로이드, 알레르기 등 다양하게 사용되는 ‘트리암’ 주사제가 몇 달째 품절이 이어지고 있어 의료진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트리암시놀론아세토니드 성분의 주사제는 동광제약의 ‘트리암시놀론주사’를 비롯해 신풍제약 ‘트리암주’, 삼성제약 ‘삼성트리암시놀론주’, 국제약품 ‘유데노론주사’, 한올바이오파마 ‘탐세톤주’ 등이 있다.
이들 제약사 가운데 동광제약이 가장 많은 규모를 제조 및 유통하고 있으며, 생산한 제품을 다른 제약사에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품절 현상은 동광제약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피부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 트리암주가 필요해도 구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품이 부족해 치료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의사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부족한 트리암으로 인해 힘들다고 토로하는 글과 함께 2~3배의 돈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사고 싶다면서 트리암을 팔 사람을 찾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해당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약사 사이트에도 트리암 구매와 관련해 문의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제약사가 다른 제품을 같이 구매하는 조건으로 트리암을 판매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물량이 충분한데 일부러 안푼다고 한다. 연골주사 등 다른 제품을 써주면 특별히 그 병원만 준다고 하고 있다”면서 “독과점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동광(제약)에 연락해보면 연골주사나 PDRN 등 다른거 같이 사는 조건으로 트리암을 판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의료계는 수가 문제를 꼽고 있다. 낮은 수가로 인해 해당 제품의 마진이 많이 남지 않자 제약사가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고 소량으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팔아도 마진이 많이 남지 않자 이 같은 상황을 전략적으로 악용해 자사의 다른 약을 팔아주는 대가로 병의원에 트리암을 공급해 주는 웃지못할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가가 낮아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약사가 트리암 생산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료계에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면서 “제품이 부족해 염증주사가 필요한 병의원에서는 현재 대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골주사 등 제약사에서 판매하는 다른 제품을 구매해야 트리암을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제품이 부족해 환자 치료를 위해 트리암이 필요한 병의원과 의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힘든 의료계가 더욱 힘들어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라도 실시했다면 좋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 같은 제품 품절 현상에 대해 동광제약 측은 “2024년 GMP 실사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으며, 해당 사유로 인해 트리암시놀론주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각 거래처에서 재고를 비치해 두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을거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 가능한 최대한으로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 즉시 출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현재 배치사이즈 증량작업을 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원활한 공급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낮은 마진 등을 이유로 자사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트리암을 공급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트리암시놀론주는 기존 거래처를 커버하기에도 벅찬 상태”라면서 “외부에서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이력은 있지만 이는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choice051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