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감전 당한 사람, 직접 만져도 될까?

입력 2022.08.17 11:21

고무장갑, 마른 수건 등 절연체 찾아야… 여의치 않을 땐 '발차기'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하다. 개중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도 있다. 이때, 초 단위의 판단과 행동이 삶과 죽음을 결정한다. 잘못된 정보, 빗나간 대처는 사망을 부른다. 가장 먼저 할 일은 119 연락이다. 구조를 요청한 뒤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 생존율을 높일 방법들이 있다.(편집자 주)
감전
감전당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직접 만지는 건 금물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감전 사고는 주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장마와 집중호우가 잦은 6~8월엔 일반 가정집에서도 발생하곤 한다. 주요 사상자는 어린이다. 행정안전부가 업무 연관성을 제외하고 일상에서의 감전 사고만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사상자 445명 중 10세 이하가 109명(24%)에 이른다. 사고 원인은 대다수가 놀이(장난)이었다. 어린이를 포함해, 감전당한 사람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감전에 의한 인체 손상 정도는 전류의 양, 접촉 시간, 전류의 종류 등에 따라 다르다. 만약 전압이 1000V 이상인 고전압에 노출됐다면 순식간에 부정맥이 발생하고 전류가 들어가고 나간 자리엔 화상이 발생한다. 강력한 전류에 감전되면 스스로 전원을 제거하기도 어렵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은 “산업용 전기처럼 고압의 전류에 노출되면 근육이 수축하면서 경련하는데 전원을 쥐고 있는 손이 펴지지 않아 수분 내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용 전압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잠깐 노출되는 것만으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전기신호로 움직인다. 세포막 안팎으로 80mV의 전압이 걸려있는데 이로 인한 전기신호가 세포 단위의 움직임부터 근육 및 신경의 활동까지 통제한다. 가정용 전압인 220V는 인체에 태풍과 같은 충격이라 할 수 있다. 박억숭 센터장은 “특히 심장의 심방과 심실은 전기적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데 전류가 심장을 통과하면 체계가 무너지면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전된 사람을 구하겠다고 무턱대고 만지는 건 금물이다. 높은 확률로 구조자도 감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비가 잘 된 곳이라면 감전 시 자동으로 차단기가 내려가기 마련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절연체를 찾아야 한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절연체는 고무장갑이다. 마른 수건, 플라스틱 빗자루 등도 사용할 수 있다.

마땅한 절연체가 보이지 않는다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감전자를 찬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신발의 밑창이 고무 소재여야 한다는 점이다. 가죽이나 천은 순간적으로 전류가 통할 수 있다. 발로 차는 방법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최후의 구조 수단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절연 기능이 있는 안전화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감전자 구조는 익수자 구조와 마찬가지로 구조자의 안전한 상태가 첫 번째다.

감전자가 전원으로부터 떨어졌다면 119에 신고하고 의식이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감전자의 의식이 없다면 부정맥에 의한 심정지 가능성이 크므로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의식이 있더라도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전류가 혈관과 신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감전 이후 심장 두근거림이 느껴진다면 부정맥일 가능성이 크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