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환자들이 위험하다?

입력 2009.03.05 09:31

데일리메디는 4일 "대한중환자의학회 고윤석 회장(서울아산병원)이 중환자실 관련 현행 의료 체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데일리메디 보도내용(취재: 데일리메디 정숙경)

<<<<<<<<<<<"현행 법 체계 하에서는 성인 중환자실에 24시간 중환자 전담의를 '둬야 한다'가 아니라 '둘 수 있다'로 명시돼 있다. 그야말로,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투입돼도 상관없다는 의미다. 결국, 아사(餓死) 직전의 중환자 체계는 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이어진다."

실제로 중환자 전담 의사의 부재에 따라 경험이 적은 전공의들이 순환 근무를 서게 되고, 그 과정 중 환자를 담당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현장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고윤석 회장(서울아산병원)은 4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병원 규모를 늘릴수록, 또 중증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할수록 적자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행 의료 체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중환자실은 사실상 환자들에게 있어선 마지막 '탈출구'다. 중환자실 자체 규모가 크다고 해서 의료기관의 네임밸류가 상승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 성적에 있어 중환자 치료와 의료의 질이 밀접한 연관이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고윤석 회장은 "그럼에도 서울아산병원은 물론,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들 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중환자실을 운영하면서 1병상 당 8000만원 가량 적자가 나고 있다.

투자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환자의 의료의 질을 높이는 유인책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고윤석 회장은 "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 전담 전문의제를 도입한 것은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중환자 전문의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의료계의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악순환이 반증인지 중환자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가장 큰 고민이다.

고윤석 회장은 "중환자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의사들조차도 중환자 치료에 꺼리기 마련"이라면서 "서울아산병원에서 그나마 이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도 중환자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환자실 수가가 낮으면 병원은 투자를 기피하게 되고 전문인력 부재는 결국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병원 입장에서는 애물단지나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 중환자 전문의까지 확보를 해야한다고 봤을 때 어떤 병원이 나서겠는가라고 고윤석 회장은 반문한다.

그는 "최근 들어 '움직이는 중환자실' 체제를 도입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원가 보존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중환자 전문의가 늘어날 가능성도 요원할 것이고 outcome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최근 중환자 세부전문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올3월부터 본격적인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호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부전문의는 올해 1040명 배출될 예정.

고윤석 회장은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과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교육 및 수련 제도의 정착을 최우선 사업으로 할 것"이라면서 "중환자 전문의사에 의해 보다 더 표준화되고 전문적인 집중치료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일조 하겠다"고 피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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