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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출산 고통과 맞먹는 생리통을 호소하던 영국 여성이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미러는 영국 웨스트요크셔 폰테프랙트에 살고 있는 20살 클로이 엘리엣의 사연을 소개했다. 엘리엣은 첫 월경을 시작한 여덟 살 때부터 매달 극심한 강도의 생리통을 경험했다. 엘리엣은 생리통으로 인해 1주일간 학교를 결석해야 했다.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했지만, 의료진은 엘리엣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통증 때문에 두 달 동안 응급실을 30번이나 찾았을 때는 ‘이렇게 관심 받아 얻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되레 받기도 했다.16살이 되던 해에도 엘리엣의 생리통은 여전했다. 2주 후, 생리통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엘리엣은 자궁내막증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를 만나보고 싶다 요청했다. 그 의사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지 이해한다”며 엘리엣의 통증을 이해했다.20세가 된 엘리엣은 다낭성난소증후군, 섬유근육통과 함께 자궁내막증을 진단 받았다. 현재 두 살 딸을 둔 클로이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통증에 비하면 출산은 정말 쉬웠다”고 말했다. 현재 클로이는 통증을 유발하는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한편, 극심한 생리통이 지속될 때는 증상을 당연히 여기지 말고,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 내로 이동하는 것으로, 주로 난소나 나팔관, 골반 벽, 장으로 이동해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월경주기에 맞춰 성장, 출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염증을 일으키고 흉터를 남기면서 심한 이차성 생리통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월경을 할 때 피와 함께 밖으로 나가야 할 자궁내막조직이 나팔관 쪽으로 역류하는 현상인 ‘월경혈 역류’가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추측된다.자궁내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통이 없던 사람에게 갑자기 생리통 혹은 배변통이 생기거나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했음에도 증상이 낫지 않거나 ▲골반을 바늘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심한 성교통을 겪는 것이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1년 이상 임신 시도를 했지만 실패한 경우에도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자궁내막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크게 나뉜다. 치료의 목적은 병변을 제거하고, 골반 장기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병변의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병변을 제거할 수 없는 치료의 제한점이 많아서, 대부분 경우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서 병변을 제거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적으로 약물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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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엄정화(54)가 4년째 저탄고지 식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엄정화는 자신의 식단 관리 비결을 공개했다. 엄정화는 "3~4년째 저탄고지 식단을 하고 있다"며 "웬만하면 탄수화물과 당분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탄고지 식단은 정확히 어떤 것이고,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까?◇뇌전증 환자 식이요법에서 시작저탄고지 식단은 말 그대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달걀, 어육류 등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단이다. 이 식단은 초반에 소아 뇌전증 환자 중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시도되는 식이요법이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제한하고 지방 섭취량을 늘리면 뇌에 필요한 탄수화물이 부족해 케톤체가 생성된다. 케톤체는 경련발작을 억제할 수 있어 환자의 경련발작을 조절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 원리를 이용해 체중 감량을 하는 사람이 많다. 탄수화물을 제한했을 때 뇌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보충하기 위해 몸이 지방을 분해하고, 이것이 체중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오래 지속하면 영양 불균형 위험저탄고지 식단을 오래 지속하면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인해 구토, 변비 등을 겪을 수 있다. 당 섭취를 감소시켜 저혈당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지난 2016년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5개 학회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 열풍에 대한 공동 입장'을 통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이 잘 잡힌 식단으로 적정 열량을 유지하는 것이 비만,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이며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 늘리기를 꾸준하게 실천해야 비만과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호르몬 민감성 지방세포 분해효소'가 활성화된다. 이 효소는 몸에 지방이 많이 들어오면 지방을 혈액으로 유입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혈액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해 혈관 건강이 더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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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 공화국에 사는 한 가정의 다섯 자녀가 '사자얼굴증'을 겪고 있는 사연이 공개됐다.지난 11월 29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12남매 중 5명인 이사야, 그라시오사, 프리시오사, 안토니오, 미겔리나 바티스타는 외모로 인해 어릴 때부터 '외계인' 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사자얼굴증으로 인해 광대뼈가 과도하게 발달했고, 얼굴이 부었다. 이사야는 "얼굴 변형뿐 아니라 두통, 호흡곤란, 근육통 등도 동반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치의는 "여러 이상 증상을 겪음에도 다섯 남매가 지금까지 생존한 것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자얼굴증이 발병한 원인을 알아보고자 했지만, 검사 비용이 부담돼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하고 증상에 대한 치료만 받고 있다. 또한 치료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자신들의 사연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자얼굴증(leontiasis)은 안면골과 두개골이 과도하게 발달해 얼굴뼈가 뒤틀리는 것이다. 사자 얼굴 형태를 띤다고 알려져 그리스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leon'에서 유래했다. 사자얼굴증 환자들은 주로 위턱뼈가 커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에 따라 ▲콧구멍이 좁아지거나 ▲입 모양이 변형되거나 ▲시신경에 압박이 가해진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자얼굴증 환자는 전세계 40건 미만으로 매우 희귀하다.사자얼굴증은 섬유이형성증, 파젯병 등의 합병증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섬유이형성증은 뼈 안에 스펀지 같은 섬유성 조직이 자라나는 양성뼈종양이다. 이 질환을 겪으면 두개골, 광대뼈, 위·아래턱뼈 등에서 뼈가 돌출되거나 비대칭으로 커지기 때문에 사자얼굴증도 나타날 수 있다. 파젯병은 뼈를 형성하는 조골세포와 흡수하는 파골세포에 이상이 생겨 비정상적인 뼈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질환이다. 이렇게 형성된 뼈조직들은 쉽게 변형이 오거나 부러질 수 있어서 사자얼굴증 발병 위험을 높인다.사자얼굴증은 아직 완치법이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이사야와 같이 통증을 느끼면 약물 치료로 통증을 줄이는 식이다. 사자얼굴증은 진행될수록 여러 신경이 눌려 시력과 청력이 저하되고 지적 장애가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질환 발병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제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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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때문일까. 최근 대상포진으로 고생했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를 틈타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의 몸에 잠복해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할 만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완치 후에도 각종 후유증을 남기는 일이 흔해 고령자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도 알려졌다. 대상포진이 걱정되면 당장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걸까? 가격도 다양한데 비싼 게 더 좋은 걸까? 헬스조선이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계절보다 중요한 건 나이… '고위험군'은 일단 권고유독 겨울에 대상포진 환자가 눈에 띄어, 대상포진 백신 접종도 겨울에 해야 하는 게 좋다고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진 않다. 대상포진은 계절성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절보다는 접종자의 상태에 따라 접종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김진남 교수는 "대상포진은 계절에 따라 유행하지 않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있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며 "무더위나 강추위일 때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나 이는 극심한 기온 변화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계절보다는 나이, 면역 상태 등을 살펴 접종을 고려해 접종하는 게 맞다"고 했다.나이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 권고의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김진남 교수는 "대상포진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급증하는 질환으로, 1000명당 대상포진 환자 수가 30~40대는 1.9명이라면, 65세 이상은 11.8건이다"며, "실제로 50대 이상에서 대상포진 발병률이 급증하고, 환자는 60~70대 가장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이유로 50세 이상부터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고하며, 그 외에는 면역저하자인 경우에만 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면역저하자란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저하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백혈병·림프종 등 혈액종양질환자인 경우, 면역억제치료를 받는 경우, 화학항암요법을 진행하는 경우,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 등을 말한다.◇60세 이상엔 생백신보단 유전자 재조합 백신 권장그렇다면 어떤 백신을 맞는 게 좋을까?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경우, 65세 고령자에겐 고면역원성 백신을 권한다. 고령자는 같은 백신을 맞아도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다. 게다가 대상포진 백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30~60만원을 호가하기에 신중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다.전문가들은 나이가 많을수록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권한다고 했다.대상포진 백신은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약독화 생백신(생백신)'과 '유전자재조합 백신'으로 구분된다. 국내에 유통되는 ▲생백신으로는 MSD의 '조스터박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가 있고, ▲유전자재조합 백신으로는 GSK의 ‘싱그릭스’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를 분석한 각 백신의 최고가를 보면, '조스터박스'는 40만원, '스카이조스터'는 30만원, GSK는 60만원대이다.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50세 이상에서 생백신과 유전재재조합 백신을 구분없이 권고하고 있으나, 고령자에겐 면역원성 효과가 더 높은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우선 권고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접종 후 대상포진 예방률을 보면, 생백신은 50~60% 수준이고,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80~90% 이상이다"며 "특히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은 60세 이상에겐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상포진의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도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병 위험이 생백신보다 더 낮다"며 "고령자일수록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우선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김진남 교수는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50세 이상이면 생백신보다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우선 권고하는 게 전 세계적인 대상포진 접종 지침의 흐름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상포진 예방효과 자체도 유전자재조합 백신이 우월하고, 장기 효과에서도 유전자재조합 백신이 더 낫다"며 과거 대상포진 접종 권고 연령이 60세 이상에서 현재 50세 이상으로 변경된 것도 유전자재조합 백신의 장기효과가 입증된 영향이다"고 말했다.또한 고령자의 경우, 이전에 생백신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했다면, 추가 접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전에 생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생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약 5년 후에는 유전자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길 권고한다"고 했다.면역저하자는 유전자 재조합 백신만 접종 권장된다. 면역저하자의 경우, 면역력이 너무 약한 탓에 생백신을 접종 후 오히려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송준영 교수는 "면역저하자의 경우, 대상포진 고위험군임에도 그간 생백신은 접종 후 발병 위험으로 인해 대상포진 접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그러한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고 했다.◇독감·폐렴 백신과 함께 접종도 가능고령자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서 다른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도 좋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과 폐렴은 고령자와 면역저하자에게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김진남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은 특별히 병용금기 대상이 없다"며 "특정 백신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지 않은 이상 접종을 피해야 할 백신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나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해도 안전성에 특별히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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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학대 소식이 심심찮게 뉴스에 보인다. 그러나 학대범들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도 무죄 판결을 받곤 한다. 지난해 길고양이에게 우산을 휘두르고, 고양이가 도망가 숨은 시설물을 우산으로 가격한 행인은 1심에서 벌금 30 만원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로 판결됐다. 그나마 처벌이 강할 때는 ‘누군가의 소유’임이 인정되는 경우다. 2019년, 경의선 숲길에 살던 길고양이 ‘자두’를 사람이 던지고 밟아 죽인 사건이 있었다. 길고양이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 학대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때가 많다. 그러나 자두는 근처 식당의 근로자가 잠자리와 식사를 챙겨주는 ‘보호자’ 역할을 한 점이 인정돼 학대범에게 징역 6개월이 선고됐다.처벌이 미약한 원인은 현행 민법상 동물이 ‘물건’이자 ‘소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동물이 물건이라는 것은 값을 매겨 사고팔 수 있고, 가죽이나 털을 의복 재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식재료는 물론이고 의약품·화장품 안전성 테스트 대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적어도 민법에선 동물을 생명체로 존중하지 않는다. 형사법에서도 손괴죄나 절도죄 대상일 뿐이라 민법에서보다 나을 것이 없다. 민법이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는 한, 동물을 생명체로 간주하는 동물보호법이 제힘을 다하기 어렵다. 29일 열린 ‘민법상 동물 지위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동물해방물결 김도희 해방정치연구소장(변호사)은 “어류는 기본적으로는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지만, 시행령으로 내려가면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은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하며, ▲포유류 ▲조류 ▲파충류·양서류·어류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경남어류양식협회가 살아있는 방어와 참돔을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쳐 죽게 한 시위 퍼포먼스는 동물 학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방어와 참돔이 생명체 아닌 식재료(물건) 취급을 받은 것이다. 검찰에 송치되긴 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법과 달리, 한국 사회는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여기고 있다. 동물보다 인간이 우선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동물을 휴대전화 같은 물건 취급하진 않는다. 동물 역시 나름의 삶의 양식과 감정을 지니기 때문이다. 사법기관 역시 동물을 마냥 물건 취급하지만은 않는다. 지난 2016년 동물사랑실천협회에 주인이 잠시 위탁한 반려견이 유기견으로 오인받고 안락사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한 판결에서 사법부는 “반려견은 비록 민법상으로는 물건에 해당하지만, 감정을 지니고 인간과 공감하는 능력이 있는 생명체로서 여타 물건과는 구분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며 “반려견을 잃은 주인이 재산적 손해 배상으로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했다. 김도희 해방정치연구소장은 “동물이 물건이기만 하다면, 타인의 노트북을 부쉈을 때 노트북값을 물어주는 것처럼 사망한 반려견에 대한 교환 가치만 배상하면 된다”며 “그러나 최근엔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발생하는 반려인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교환 가격 이외에도 치료비, 장례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추가로 배상하라는 판결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을 물건으로만 봤다면 불가능했을 판례다.사법부의 판단이 오락가락하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민법상으론 물건인 동물을 동물보호법에서는 존중해야 하는 생명체로 간주하며 법끼리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법무부에서 제안한 민법 개정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98조의 2(동물의 법적 지위)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서울대 최정호 연구교수(법학박사)는 “현행법은 동물을 원칙적으로는 물건으로 보고 예외적 경우에 한해 생명체로 간주하지만, 개정안은 동물을 원칙적으로는 생명체로 보고, 예외적 경우에 한해 물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도록 한다”며 “동물의 지위가 이렇게 재정립되면 소유권 행사 대상이 되는 것에서 벗어나 생명체로서 존중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민법이 동물보호법과 조화를 이루며 현행법의 모순이 사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해외 국가는 40년 전에 민법을 개정해 동물은 물건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인 박홍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가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지 2년이 넘었지만, 법원 행정처가 설득되지 않아 여전히 제대로 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고 명시한 민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동물 복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인 한정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민법 개정이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21회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개정을 진행해보고,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22대 국회에서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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