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상사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단순히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위험도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직장 상사의 유형과 대처 방법을 살펴봤다.◇예측 불가능하고 편애하면 ‘나쁜 상사’미국 공인 심리학자 사브리나 로마노프 박사에 따르면, 나쁜 상사들은 감정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 기분에 따라 상대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업무 지시를 할 때도 불분명하게 표현하거나 우선순위가 계속해서 바뀌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위계 관계를 이용해 일부 직원을 편애하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모욕을 주는 사람도 있다. 미국 공인 심리 상담사 트레이시 바다쿰체리는 “상사가 당신에게 다른 동료에 대한 험담을 한다면, 그들에게 당신의 험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상사가 직장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했다. 상사가 특정 직원의 기회와 공로를 가로채거나 아이디어를 무시한다면, 직원들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미국 심리학자 파트리스 르 고이 박사는 “나쁜 상사들은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거나, 직원들이 저녁이나 주말에도 이메일에 답장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이처럼 업무와 관련이 없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직원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직장 스트레스 심한 사람, 정신·신체 건강 악화이런 상사와 함께 일하면 직원들은 불안감, 우울증, 낮은 자존감 등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비난을 받을 경우 자신이 충분히 유능하지 않거나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불안감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직업환경의학(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는 스웨덴 남성 직원 31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리더십 점수가 낮은 상사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키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겪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설문조사 문항은 ▲상사가 내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 ▲상사는 변화를 추진하고 실행하는 데 능숙하다 ▲나는 상사가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있다 ▲상사는 내가 업무 일정 계획에 참여하도록 장려한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관상동맥 경화증 진행을 가속화한다고 봤다.심방세동 위험도 커진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무직 근로자 5926명을 1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직장 내 스트레스에 노출된 근로자는 대조군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44% 높아진다고 봤다. 연구진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급증하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직간접적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 심방세동과 관련한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직장 내 괴롭힘일 경우 적절한 조치 필요르 고이 박사는 상사로 인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상사가 단순히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학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인지 명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가족, 동료, 멘토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메이요클리닉은 매일 밤 7~9시간 수면을 취하고, 수면 장애가 있다면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이는 등의 취침 루틴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고 싶다면 일기를 쓰거나 바느질, 독서, 그림 그리기 등 취미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거나, 오히려 스트레스에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면 심리 상담을 고려해 볼 수 있다.상사의 행동이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다고 판단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문제된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춰 봤을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행위가 사회 통념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본다. 신고가 필요하다면 특정 날짜나 시간에 무엇을 말했는지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노동부의 ‘근로자를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 교육자료’에 따르면, 주변 동료들의 증언이나 가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폭언·폭행·부당한 지시가 담긴 녹음이나 동영상, 괴롭힘이 일어난 장소나 나의 대응 및 감정상태 등을 육하원칙에 맞게 구체적으로 메모한 것,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병원 진료 기록이 증거가 될 수 있다.
-
-
-
-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을 고를지, 맛있어 보이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할지는 식당에서 흔히 마주하는 딜레마다. 최근, 이 난제에 대한 최적의 해법이 제시됐다. 무조건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거나 반대로 익숙한 메뉴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선택 기회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영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2520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지 아니면 이미 만족하는 선택지에 머물지 결정하는 의사결정 상황을 제시했다. 이른바 ‘탐색과 활용’이라고 일컫는 이 문제는 197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이 친구와 태국 음식점에서 식사하던 상황에서 출발했다. 파인만 박사는 평소 즐겨 먹던 생강 치킨을 주문할지 새로운 메뉴를 시도할지 고민하던 친구를 보고 이를 수학 문제로 바꿔 해법을 구한 바 있다.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이를 모사해 재구성한 뒤 참여자들에게 의사결정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연구 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매일 새로운 식당을 방문할지 혹은 지금까지 경험한 식당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선택지를 다시 고를지 반복 결정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선택 횟수, 지금까지 발견한 최고의 선택지 수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선택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달리하며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그 결과, 남은 선택 기회가 많을 때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기회가 줄어들수록 이미 경험한 최선의 선택지를 고르는 게 가장 만족도를 높였다. 예를 들어, 2주간 여행 중이라면 여행 초반에는 새로운 식당이나 메뉴를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 좋고 여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면 지금까지 방문한 곳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식당을 다시 찾는 편이 더 높은 만족도를 준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톰 그리피스 박사는 “이는 파인만 박사가 수학적으로 계산한 최적 전략과 들어맞는 효율적인 방법이다”라며 “식당 선택뿐 아니라 주거지 탐색, 취업,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적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최근 게재됐다.
심리최지우 기자 2026/06/04 22:00
-
청소년과 청년들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주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혼자 챗봇을 이용했다.미국 랜던연구소와 하버드 의대 및 공중보건대학원 소속 공동 연구팀은 2025년 11월 12~21세 미국 청소년 및 청년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 단위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미국의사협회 저널 '자마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했다.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9.2%가 슬픔, 분노, 불안, 스트레스 등을 느낄 때 AI 챗봇에 정신 건강 관련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 조사 결과인 13.1%와 비교해 1년 만에 약 1.5배로 급증한 수치다. AI 챗봇을 이용해 정신 건강 상담을 받은 청소년 중 42.8%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챗봇을 찾았으며, 매주 이용한다는 응답은 10.8%,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답변도 5.8%에 달했다. 이용자 91.7%는 AI 챗봇 조언이 어느 정도 또는 매우 도움이 되됐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주목할 점은 AI 챗봇으로 정신 건강 상담을 받은 청소년 63.3%가 이 사실을 부모나 교사, 친구 등 주변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상담 사실을 털어놓은 이들은 주로 친구(28.0%)에게 말했으며, 부모나 교사, 의사 등 신뢰할 수 있는 성인에게 밝힌 비율은 16.4%에 그쳤다.성별과 연령, 인종에 따라 AI 챗봇 이용 행태에 차이가 확인됐다. 여성 청소년은 남성보다 AI 챗봇을 이용할 확률이 2.10배 더 높았고, 18~21세 청년층은 12~14세 초기 청소년보다 이용 확률이 3.65배 높게 나타났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정신 건강 문제로 의사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역시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AI 챗봇 활용 비율이 1.89배 높았다.연구팀은 청소년들이 성인이나 전문가에게 털어놓을 때 느낄 수 있는 사회적 낙인이나 시선을 피해 익명성과 접근성이 보장된 AI 챗봇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AI 챗봇은 청소년 심리적 공백을 메워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무조건적인 동조나 잘못된 의학 정보 제공 등 전문가 감독 없는 상담이 가져올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연구팀은 "AI 챗봇이 이미 청소년 정신 건강 생태계 주요 요소로 자리 잡은 만큼, 가정과 임상 현장에서 아이들의 AI 챗봇 사용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챗봇의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인지시키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임상 치료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완벽주의는 뚜렷한 동기부여에 따른 바람직한 성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이로 인한 불안이 수반되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본인이 충분하다고 느끼지 못하며 타인의 기대를 과도하고 통제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는 낮은 자존감, 높은 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를 초래한다. 영국 런던정경대 연구팀이 미국·캐나다·영국 대학생(18~26세 사이) 8만2939명을 대상으로 시간 흐름에 따른 완벽주의 증가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은 1989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됐다.그 결과, 지난 35년간 대학생들 사이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전 세대보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는 완벽주의적 걱정(실패에 대한 두려움, 우유부단함,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완벽주의적 노력(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동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우울증, 불안 등 정신건강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완벽주의 성향이 시간 경과에 따른 경제 상황 및 국가별 변화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살펴봤다. 분석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가 완벽주의적 성향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경제적 불평등 심화가 완벽주의적 걱정의 급격한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토마스 커런 박사는 “젊은이들이 경제적 기회가 부족할 때, 노력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걱정이 그들의 심리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완벽주의 풍조를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극단적 개인주의로 인해 젊은 세대는 자연스럽게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자기애적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존감을 외적, 물질적 지표로 중시하는 문화적 변화에 소셜 미디어 활성화가 겹치면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믿음이 퍼져나갔다. 완벽주의의 한 측면인 능력주의에 대한 압력은 자녀 경쟁력에 대한 부모 불안감을 증폭시켜 성취 중심적이고 통제적인 양육 방식으로 이어졌다.커런 박사는 “사회적으로 강요된 완벽주의의 증가는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관찰되는 우울증과 불안의 동시 증가를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다”라며 “젊은 세대 정신건강 위기를 해결하려면 문화적, 경제적 요인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저널(Psychological Bulletin)’에 최근 게재됐다.
-
삶의 만족도가 높고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다섯 가지 특징이 밝혀졌다. 인내심이 강하고 상호적이며 이타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며 신뢰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76개국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행복과 삶의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는 오늘 삶의 만족도, 5년 내 삶의 만족도, 기쁨·슬픔·즐거움 등 감정, 교육, 기혼 여부, 고용 상태, 수입, 긍정·부정적인 경험 등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질문들로 구성됐다. 분석 결과,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인내심이 강하고 ▲상호적이며 ▲이타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며 ▲신뢰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더 행복함을 느끼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 가지 특성 중 신뢰와 상호성이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것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이 가치에서 비롯된 협력적인 태도는 더 강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개인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타주의 역시 사회적 연결성과 삶의 의미를 증진시켜 행복감을 향상시키고 인내심은 장기적으로 더 건강하고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돕는다. 연구를 주도한 칼 오버딕 박사는 “지금까지 행복 관련 연구가 소득, 고용, 건강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행동, 사회적 성향 측면에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행복감이 큰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공통적인 특성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와 경제 체제를 초월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행복 및 발달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Happiness and Development)’에 최근 게재됐다.
심리최지우 기자 2026/05/31 08:01
-
번아웃 증후군이란 특정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심한 신체·정신적 피로로 무기력증과 의욕 상실,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의 원인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직장 스트레스로 보고, 이를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상 직업 관련 증상으로 분류한다. 번아웃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력 고갈 또는 탈진 ▲직업에 대한 정신적 거리감 ▲직업과 관련된 부정적·냉소적 감정 ▲전문가로서의 효율성 저하다. 밤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지는 것도 번아웃의 징후일 수 있다. 영국 심리학자이자 인지행동치료사인 비잘 체다 박사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되짚어보거나 내일 해야 할 일을 지나치게 생각해 잠들기 어렵다면 번아웃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국제 학술지 ‘정신신체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에 따르면, 번아웃과 불면증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1356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설문을 진행한 결과, 우울증 등의 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번아웃으로 인해 불면증이 생기고, 불면증으로 인해 번아웃이 악화되는 상호작용적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 스트레스가 불면증을 동반할 경우에만 번아웃 위험 요인이 된다는 프랑스 연구 결과도 있다.체다 박사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뇌가 완전히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는 불규칙한 수면 패턴으로 이어져 악순환을 부른다”고 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선 잠자리에 들기 30분 전부터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밝은 천장 조명 대신 따뜻한 조명을 켜 뇌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이고, 휴대전화나 텔레비전 등으로 부정적인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삼간다. 대신 가벼운 스트레칭, 음악 듣기, 책 읽기 등의 활동을 해 뇌에 ‘이제 쉴 시간’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음에도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탈진과 무기력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생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나 육아, 취미 활동이 어려운 경우에도 상담이 필요하다.
심리김보미 기자 2026/05/29 13:50
-
-
‘남녀 사이에 순수한 우정이 가능하냐’는 주제는 오랜 논쟁거리다. 최근, 친구 사이에서 이성적인 관심을 보일 때 나타나는 결정적인 신호가 밝혀졌다. 남성이 여성에게 연애 감정이나 성적인 관심이 있을 때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고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심리학과 연구팀이 성인 581명을 대상으로 이성간 우정에서 구애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선행 연구에서 참여자들 중 50%가 친구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의 후속 연구다. 참여자들은 친구에 대한 연애 및 성적 관심을 평가하기 위해 11개의 질문에 응답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이성적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에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은 시간과 돈을 지속적으로 투자했으며 여성은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이성 친구를 자신과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상태로 인식했다.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는 상대에게 시간, 비용, 관심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행동이 친밀감과 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식사 비용을 내거나 작은 도움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한 호감과 관계 유지 의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회적 신호다. 연구팀은 진화론적 측면에서 이를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라이언 돕슨 박사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임신, 출산, 수유 등 생식에 따른 필수적인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생식 성공을 위해 자원 제공 능력을 가진 상대를 더 선호하도록 진화해 왔다”며 “남성은 여성에게 이런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전략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다만, 국가별 문화와 개인 성향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단순히 돈을 많이 쓴다는 이유만으로 연애 감정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연구팀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은 개인차가 커 경제적 지원 외에 연락 빈도, 정서적 공감,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방식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관계의 의도를 판단하기보다 여러 행동 패턴과 관계 맥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최근 게재됐다.
-
-
-
-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부인하게 된다면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왜곡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고, 정신을 지배하거나 조종하는 행위를 말한다. 1938년 패트릭 해밀턴 작가의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극 중 가스등이 실제로 어두워지고 있는데도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이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는 상황에서 유래했다. ◇상대방이 ‘이런 말’ 하지 않는지 살펴야가스라이팅은 교묘한 형태의 정서적 학대다. 현실 감각을 잃게 하거나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과잉 반응한 걸까?’라고 생각하거나, 감정이 정당한데도 화를 낸 자신을 자책하게 될 수도 있다. 가스라이팅은 반복적인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표현이나 징후를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상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을 부인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현실 감각을 왜곡하게 만드는 표현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이 정확한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 자신의 생각을 믿지 못해 상대의 이야기와 해석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 ▶“네가 예민한 거야”=객관적으로 타당한 감정을 비난하는 표현이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관계의 문제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자신이 부족하거나 가치 없는 존재라고 믿어 내적 갈등을 야기할 위험도 크다. 상대가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에 전혀 흥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내 말이 상처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표현을 한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해야 한다.▶“네 편은 나 뿐, 다른 사람은 믿지 마”=가스라이팅은 피해자를 사회적 지지망으로부터 고립시켜 관계를 통제하려 한다. 친구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도록 해 관계를 끊도록 하고, 오직 관계의 상대만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든다.◇가까운 사이일수록 알아차리기 어려워가스라이팅은 부부나 연인, 친구, 부모-자녀, 형제자매, 직장 상사-부하 직원 사이에도 일어날 수 있다. 사이가 가깝거나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관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해자는 가스라이팅을 통해 물리적 이득을 얻거나 심리적인 만족감, 자기애를 충족한다. 부모나 연인처럼 신뢰하는 사람에 의해 행해지면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닫기 어려워 자기 비하의 늪에 빠질 위험이 크다. 가스라이팅은 혼란의 악순환을 부추겨 불안과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난 뒤에도 불안감과 우울을 느낄 수 있다.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말과 행동, 요구사항이 상식을 벗어나거나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지는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 친구나 가족 등 관계 밖의 제3자에게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미국 공인 정신 건강 상담사 로라 러틀리지는 “상대가 가스라이팅 등 정신적 학대 행위를 고칠 가능성이 낮거나 고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자각했다면 관계를 끝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심리김보미 기자 2026/04/29 21:00
-
남성이 자신의 남성성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고 공격적인 태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이 주도권을 쥔 관계에 놓이는 등 전통적인 남성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인식하면 이러한 반응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란다우대 연구팀이 남성 1만9448명이 포함된 실험 123개를 메타 분석했다. 분석에는 남성성이 위협받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든 뒤 반응을 측정한 심리 실험들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감정 변화, 자기 인식,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분석 결과, 남성들이 스스로가 ‘남성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감정, 자기 인식, 행동, 태도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불안, 스트레스, 분노 등의 정서 반응이 늘었고 타 집단을 비하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는 외부 평가를 들었을 때보다 스스로 남성성 부족을 인식했을 때 두드러졌으며 특히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남성적으로 보이려는 압박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특히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덜 지배적이거나 단호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질 때 남성성을 위협받는다고 인식했다. 예를 들어, 관계에서 상대가 주도권을 쥐고 있거나 여성 상사 등 덜 남성적이라고 여기는 인물의 지시를 따르는 상황이 해당된다. 남성성이 위협받는 상황이 생기면 불안이나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무의식적으로 더 남성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거나, 전통적인 남성 역할을 더 지지하는 식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연구를 주도한 레아 로렌츠는 “남성성 위협은 개인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남성성 위협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강화되거나 완화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과 차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성격 및 사회심리학 리뷰(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에 최근 게재됐다.
심리최지우 기자 2026/04/23 14:33
-
-
심리김경림 기자 2026/04/09 14:30
-
카카오톡 답장은 미루면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계속 보는 행동이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영국 건강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사회적 배터리(social battery)’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적 배터리는 사람이 사회적 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뜻하는 비유적 표현이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줄어들수록 기능을 아끼듯 에너지가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대화나 만남을 줄이게 된다.◇외향적일수록 길고, 내향적일수록 짧아사회적 배터리는 개인 성향에 따라 크기와 소모 속도가 다르다. 외향적인 사람은 타인과의 교류에서 에너지를 얻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거나 조용한 활동을 통해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사회적 활동이 피로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 단지 기질의 차이일 뿐이다.사회적 배터리를 소모시키는 정도는 만나는 대상과 관계의 질, 모임 규모, 지속 시간, 권력 불균형, 스트레스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업무 부담이 큰 직장 동료나 무례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친한 친구와 보내는 시간보다 더 큰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인종이나 성별 등에서 소수 집단에 속한 경우 이해받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해 에너지 소모가 커질 수 있다. 발표나 중요한 행사처럼 긴장되는 상황 역시 더욱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다.사회적 에너지가 떨어지면 피로감, 짜증, 대화 의욕 저하, 혼자 있고 싶은 욕구 등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보다 빨리 지치거나 콘서트처럼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쉽게 압도되는 것도 특징이다.◇충전 방법도 성향 따라 달라외향적인 사람은 타인과의 교류 자체가 에너지를 채워준다. 정기적인 만남이나 통화, 모임 참여, 함께 운동하거나 공부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의식적으로 회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 사이에 휴식 시간을 넣고, 독서·산책·요가 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에너지 상태를 설명하고 필요 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내향성과 사회불안, 완전히 다른 개념내향성은 사회불안과 구별해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배터리가 소모되기 전까지는 편안함을 느끼지만, 사회불안은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보인다. ‘미국 정신건강협회(Mental Health America)’에 따르면 사회불안이 있는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지만 이는 ‘충전’이 아니라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가깝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 역시 사회적 신호 해석의 어려움 등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회적 상황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한바탕 울면 속이 풀린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오스트리아 카를 란트슈타이너대 슈테판 슈티거 교수 연구팀은 성인 10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일상 속 ‘울음 경험’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울음을 터뜨린 직후와 15분, 30분, 60분 후의 감정 상태를 보고했으며, 눈물의 원인과 지속 시간, 강도도 함께 기록했다. 총 315건의 울음 사례가 수집됐으며, 참가자들은 4주 동안 평균 5차례, 약 5일에 한 번꼴로 울음을 경험했다. 울음의 주요 원인은 영화·책 등 미디어, 과도한 스트레스, 무력감이나 상실감 등이었다.분석 결과, 울음은 즉각적인 기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눈물을 흘린 직후에는 긍정적인 감정이 줄고, 괴로움이 더 커졌다고 응답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다만 ‘왜 울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졌다. 외로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울었을 때는 이후 감정이 더 부정적으로 나타났지만, 영화나 책 등 외부 자극에 의해 울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연구팀은 개인의 심리적 욕구와 관련된 울음인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인지에 따라 눈물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성별 차이도 확인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자주, 더 오래, 더 강하게 우는 경향이 있었으며, 외로움으로 인한 울음이 많았다. 반면 남성은 무력감이나 미디어 콘텐츠에 의해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하지만 원인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눈물의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감정 변화는 최대 한 시간가량 이어졌지만, 하루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를 이끈 슈테판 교수는 “눈물은 자동적으로 감정을 해소해주는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며 “그 효과는 울게 된 상황과 맥락에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공동 연구자인 한나 그라프 연구원 역시 “눈물은 단순한 감정 배출 장치가 아니라 복합적인 정서 반응의 일부”라고 말했다.연구팀은 힘든 감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는 것에 의존하기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 등 사회적 지지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캘러브라: 심리학(Collabra: Psych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심리신소영 기자 2026/04/07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