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시간 자도 낮에 꾸벅꾸벅… 수면 질환 체크하세요

입력 2017.07.19 09:11

수면 양만큼 '수면의 質'도 중요… 무호흡증 생길 때 뇌도 깨어나
하지불안·기면병도 숙면 방해, 취침 전엔 스마트폰 사용 말아야

최근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졸음운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고를 낸 버스 운전사의 경우 수면 부족에 의한 졸음운전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면 전문가들은 낮에 자주 졸린 것은 '주간졸림증'으로 불릴 정도로 수면에 문제가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주간졸림증은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생산성 저하, 학습장애 등 사회적·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며 "주간졸림증의 가장 큰 원인은 수면의 양이 적은 것이고, 그 다음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면 질환이 있거나, 숙면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된 경우로, 낮에 자주 졸리다면 자신의 수면에 이상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은 적어도 7~8시간 자야

국립수면연구재단에 따르면 연령별 권장 수면 시간은 ▲생후 3개월까지 14~17시간 ▲만 3~5세 10~13시간 ▲만 14~17세 8~10시간 ▲만 26세 이상은 7~8시간이다. 정기영 교수는 "청소년기까지는 뇌가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로, 수면 중 뇌발달을 위해 성인보다 긴 수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기에는 수면 시간 7~8시간을 충족해야 한다. 건강한 수면은 비렘수면(신체 휴식)과 렘수면(꿈 생성)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데, 비렘수면과 렘수면은 90~120분 주기로 3~5회 반복된다. 이런 수면 패턴이 정상적으로 채워지면 수면 시간이 7~8시간이 된다. 적정 수면 시간을 못 채우면 단기적으로는 육체피로와 주간졸림증, 집중력 저하가 발생한다. 장기적으로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감정조절이 되지 않으며, 대사증후군과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충분히 자도 졸리면 수면 질환 의심

수면의 양이 7~8시간으로 충분하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낮에 졸릴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병 같은 수면 질환이다.

낮에 자주 졸리면 수면 상태가 정상인지 살펴야 한다. 낮에 졸리면 수면의 양이 적거나, 수면 질환이 있거나, 숙면을 취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돼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낮에 자주 졸리면 수면 상태가 정상인지 살펴야 한다. 낮에 졸리면 수면의 양이 적거나, 수면 질환이 있거나, 숙면을 취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돼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면무호흡증=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질환이다. 주로 뚱뚱한 사람이 목 부위 지방 때문에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잘 생긴다. 유병률(有病率)이 10~15%나 된다. 수면무호흡은 하루 밤에 보통 수십번에서 수백번까지 발생하는데, 이 때마다 숨을 멈추기 때문에 뇌가 잠에서 깨어난다. 즉 잠이 이어지지 못하고 수시로 깨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낮에 졸리게 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자기 체중의 10%만 줄여도 수면무호흡 횟수를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하지불안증후군은 낮에는 증상이 없다가 자려고 할 때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불편함을 느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런 불편한 느낌은 종아리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국내 하지불안증후군 유병률은 6.5~8.3%로 적지 않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불균형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파민 제제를 써서 치료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기면병=기면병은 뇌 시상하부에서 잠을 깨워주는 물질인 '히포크레틴(hypo cretin)' 분비가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기면병 환자는 히포크레틴 수치가 정상인의 30%밖에 안 된다. 그래서 낮에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갑자기 잠이 드는 경우가 많다. 유병률은 0.002~0.18%로 흔한 병은 아니다. 기면병은 건강보다 안전상 위험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부의 경우 운전 중에도 잠에 빠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면병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며 다만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기면병은 낮에 졸림을 줄여주는 각성제 약물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야식이 수면 방해

침실에서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게 만든다. 침실 주변이 밝아도 안된다. 눈을 감아도 시신경이 빛에 반응해 뇌로 정보를 계속 보내면서 숙면을 방해한다. 또 잠이 들면 체온이 서서히 낮아지는데, 외부 온도가 열대야 기준인 25도 이상이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한다. 잠자기 가장 좋은 온도는 18~20도(사계절 기준)다. 자기 전 음식을 먹는 행동도 수면시간 동안 위와 대장을 계속 활동하게 만들어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