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로 발 모양이 변한 하이힐 중독자들은 몸에 이상을 경험하고 있을 확률이 크다. 발은 온 몸의 컨디션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광동한방병원 침구과 장석근 과장은 “발에는 인체의 신장 쪽을 싸고도는 경락들이 많은데 한의학에서 신장은 인체의 에너지가 나오는 곳으로 해석한다”며 “기운이 없을 때 발을 지압해주거나 침을 놓으면 에너지가 생기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이힐을 오래 신게 되면 척추측만증, 후만증이 유발돼 심할 경우 디스크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복부에 가스가 차 만성소화불량에 시달리게 된다. 척추가 휘어져 장을 압박하면 변비가 심해지기도 한다.
이뿐이 아니다. 종아리 근육이 자유자재로 이완되거나 수축되지 않으면서 종아리 부위 정맥의 혈류가 잘 안 올라가는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 정맥류는 만성부종을 생기게 하는 원인. 몸을 자주 붓게 해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만든다.
하이힐에 중독되면 불임 확률이 높아진다. 하이힐로 골반이 틀어지면서 동시에 자궁위치도 틀어지기 때문이다. 자궁이 골반의 압력을 받으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생리불순, 생리통이 나타나 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흔히들 하이힐을 신으면 몸이 S라인이 돼 예뻐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발뒤꿈치가 뒤틀리면서 몸이 균형을 잡기 위해 척추의 S자 곡선이 더 심하게 구부러지는 기형 현상”이라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하이힐에 의한 발 변형 막으려면 이렇게
1. 족욕을 생활화한다. 39~41℃ 온도의 물에 발을 담그면 혈액순환이 잘 돼 부기가 사라진다. 족욕 후에는 크림을 바른다.
2. 하루 한 시간 정도 발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은 발꿈치를 뒤로 젖히거나 냉동실에 넣어 얼린 캔이나 골프 공을 발로 구르거나, 발바닥의 아치 부분을 누른다
3. 잠잘 때 발 밑에도 베개를 놓는다. 발에 몰린 피를 내려오게 해 부기가 빠진다.
4. 발목을 자주 주물러준다. 발목 근육이 튼튼해져 하이힐을 신었을 때 삐는 것을 막아준다.
5. 올바른 걸음걸이 연습을 한다. 발 뒤꿈치, 발바닥, 앞꿈치 순서로 바닥에 닿게 한다.
6. 신발 앞쪽에 하이힐용 깔창을 댄다. 발가락이 받는 충격을 발바닥으로 분산해준다.
7. 발 전체 근육을 강화해주는 발 운동을 수시로 한다. 발가락으로 타월 집어 올리기, 한발로 다른 발 발등 밟기,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기 등이다.
8. 높은 굽과 낮은 굽 신발을 번갈아 신는다. 발 모양이 특정 모양으로 변형된 채 고정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서승우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