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아시아 태평양 간학회, 한국에 B형 간염 조기치료 권고

입력 2007.04.17 16:20   수정 2007.04.24 09:08
지난달 29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2007 APASL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학회의 주요 의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BMS제약 제공
매년 전세계에서 50만 명 이상이 간암으로 사망한다. 특히 이 중 80%가 만성 B형 간염에서 발전해 발병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3억5000만명. 이 중 75%가 아시아지역에 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일본 교토에서 열린 ‘2007 아시아태평양 간학회(APASL)’에서는 간암의 원인이 되는 만성 B형 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아시아는 대부분 선천성… 초기 단계부터 잡아야”

아·태지역의 간염치료 권위자인 홍콩 퀸 메리병원의 라이(Lai)교수는 “서양인들은 주로 성관계 등 신체적 접촉을 통해 만성 B형 간염에 감염되는 데 반해 아시아인들은 대부분 태아 상태에서 모체로부터 감염된다”며 “잠복기가 길고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천적인 보균자일 경우 성인이 돼 갑자기 발병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수치가 매우 낮은 초기 단계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 교수는 또 “미국간학회의 치료지침에서도 초기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만성 B형 간염을 초기부터 잡아 간경화, 간부전증 등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치료제 임상 실험 결과 잇따라

이번 학회에서는 내성을 줄이고 효과는 높인 신약의 임상실험 결과가 잇따랐다. 대만 국립 성공대학교 의과대학의 창(Chang) 교수는 “새로운 치료약인 엔테카비어(BMS)를 3년간 투여한 결과, 이 약이 간 질환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ALT수치를 줄여주고 간 조직을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1년 이내에 67%의 환자가, 3년 내에 82% 환자가 정상인과 동일한 간 수치를 보이며 완치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내성을 측정하는 임상실험에서는 3년간 1% 미만의 내성 발생률을 보였다고 했다. 이와 함께 효과가 강력하고 장기간 치료에 적합한 텔비부딘(노바티스)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도 이번 학회에서 발표됐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서도 조기치료 원칙 채택할 듯

이번 학회에서는 올 초 미국 간학회가 제시한 새로운 치료지침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은 ALT수치가 정상 상한치보다 2배 이상 높을 때뿐만 아니라 1~2배 높게 나올 때부터 치료를 시작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즉, 치료 대상 환자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 초기환자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한 것이다. 아·태 간학회는 이런 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올 하반기 태국에서 열리는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간학회 역시 지난 2004년 11월 대한간학회에 의해 처음으로 제정됐던 만성 B형간염 치료지침을 연말쯤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학회에 참석한 김영석 부천순천향대 내과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 한국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선택을 어떻게 할 지를 논의했다”며 “향후 최신 약물들의 임상데이터가 보다 장기적으로 모아진다면 다양한 환자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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