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뇌 ③] 중요 신경과 질환의 하나인 불면증

입력 2022.04.06 09:30

대한수면연구학회 칼럼

교수 2명 프로필 사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김근태 교수(왼쪽)와 조용원 교수

수면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insomnia)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불면증에 대처하는 방법 두어 가지를 즉석에서 이야기할 줄도 압니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 깨쳐서 안다고 하는 소위 '불면증 특효약'이나 '불면증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것들이 얼마나 검증된 것일까요? 게다가 불면증 때문에 많은 약을 먹는데 왜 잠들기는 더 어려워지는 걸까요?

"불면증? 그거 그냥 잠이 안 오는 거 아닌가요?" – 35세 여자, 최영아 (가명)
불면증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풍을 앞두고 잠을 못 이루던 나의 초등학교 어느 날 밤은 불면증 이었을까요? 내 대학 입학 시험 전 날에 잠을 못 이루던 어머니의 그 밤도 불면증 이었을까요? COVID-19에 감염되어 열이 펄펄 나서 잠을 못 이루던 며칠 전 밤은 불면증 이었을까요? 아마도 불면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흔한 증상인데, 많은 사람들도 이 질문에 대답을 해보라고 하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알아본다면 2014년에 개정된 국제수면장애분류 3판을 인용할 수 있습니다. '불면장애(insomnia disorder)란, 적절한 수면의 기회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수면 시작, 지속 시간, 통합 또는 질에 대한 지속적인 어려움으로 정의되며, 결과적으로 주간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파킨슨병과 함께 불면증이 시작됐어요" – 64세 남자, 배효식 (가명)
의학적으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불면증과 불면장애를 구별하고 있으며, 수면제 몇 알로 해결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이제는 '불면장애는 마음의 병이다'와 같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불면증은 퇴행성 신경질환에서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의 하나이며, 수많은 뇌질환에서 보이는 증상 중의 하나라는 것이 다양한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뇌전증 등의 신경과 질환을 필두로 심혈관계질환, 암, 그 외 정신질환 등의 다양한 영역이 수면 질환과 연관돼 있으며, 그 중에서도 불면증은 나이의 증가와 함께 빠르게 증가합니다. 불면장애는 신경과학에서는 가장 흔한 수면 관련 증상으로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수면제와 안정제를 먹어왔는데, 이제 와서 약을 끊지는 못 하겠어요" - 73세 여자, 김옥분 (가명)
대부분의 약물은 불면증에 단기 효과는 확인됐지만 장기 복용에서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부작용 위험이 더 큽니다. 그런데 잠이 오질 않는다며 안정제, 항우울제, 그리고 수면 유도제 등을 버무려서 한 움큼 삼키는 환자들을 흔히 만납니다. 이미 수년 동안 약물에 익숙해져 있거나, 초기에 다른 질환에 의한 불면장애임을 간과하여 이제는 그야말로 약을 줄여볼 의지도 잃어버린 환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허탈감이 밀려옵니다. 불면장애에 첫 번째로 적용하는 치료는 인지행동치료, 즉 비약물치료인데 말입니다.

"불면증, 그거 겪어보지 않으면 얼마나 괴로운지 몰라요" – 60세 여자, 이희경 (가명)
우리는 저마다 삶의 어떤 순간, 또는 어떤 기간에 잠을 못 이루는 증상을 겪은 바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해 고통받습니다. 신경과학이 발전하기 전부터 불면증은 존재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복잡하거나 불편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약으로 잠들게 만든다'는 방법이 널리 퍼진 게 아닐까요. 오늘날의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현대 신경학은 불면증과 불면장애에 대해서 더 나은 길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면증에 대해서 마지막 한 줄만 남기고자 합니다.
"불면증? 뭔지도 모르고 약부터 먹으면 더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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