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녹음만으로 ‘수면무호흡증’ 진단… 국내 연구진 개발

입력 2022.05.25 13:31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조성우 교수 연구팀

침대위에 전화기가 놓여진 모습
침대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고 수면을 취하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스마트폰 기기 마이크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향후 진단 장비 없이 가정에서 환자 개인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면 중 호흡음을 측정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호흡이 멎거나 기도가 좁아져 적절한 호흡을 할 수 없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극심한 피로감을 비롯해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하며, 장기간 방치할 경우 뇌졸중·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고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 또한 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룻밤 머물며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검사 당일 상황에 따른 변동성과 환자 시간 부담, 건강보험 적용 제한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조성우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표준수면다원검사와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환자의 수면 중 호흡음을 녹음했으며, 이후 수면무호흡증 예측 가능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수면센터에서 검사받은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소리 데이터를 가공하는 최적의 설정을 찾아냈으며, 정확도 82% 수준의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는 대부분 ‘적응형 잡음제거’로 소리 데이터의 특징적 요소를 추출하기 때문에, 수면 중 호흡음 녹음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본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표준수면다원검사에 준하는 수면무호흡증 진단 검사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장비 없이 수면환경에서 수면 패턴과 증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환자가 일정기간 녹음한 수면 중 호흡음을 기초자료로 활용해 표준수면다원검사 결과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수면무호흡증의 정확한 진단·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성우 교수는 “과거에 비해 수면다원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음에도 비용·시간 부담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는 새로운 진단 기술 개발을 통해 질환을 조기 진단·치료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왼쪽), 조성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지(JAMA Otolaryngology Head & Neck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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