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뇌 ⑤] 불면증이라면, 치매를 조심하세요

입력 2022.04.20 09:33

대한수면연구학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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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

최근 급격한 평균수면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파킨슨 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질환들은 독성을 지닌 단백질 들이 뇌의 광범위한 부위에 쌓이면서, 뇌신경의 퇴화와 함께, 수면을 유도하고 유지하는 뇌신경의 소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수면에 여러가지 악 영향을 끼친다. 일반적으로 퇴행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서 잠드는 시간이 길어지고, 밤에 자주 깨기 때문에 야간 수면의 질이 저하되어, 낮 동안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보고에 따르면 가장 흔한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치매에서는 25-60%, 파킨슨병에서는 22-76% 의 환자가 수면장애를 호소한다고 한다. 특히 야간 수면장애는 낮 동안에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시설 입소를 앞당기게 하는 중요한 증상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면이 알츠하이머병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이, 낮 동안 우리가 활동을 하는 시기에 뇌 조직에 쌓이다가, 밤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몸 밖으로 제거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특히 우리가 깊은 잠을 잘 때 더 활성화된다고 하니 잠을 잘 자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중요한 인자임을 추측할 수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 평균연령 76세 정상 인지를 가진 70명에서, 수면 시간과 뇌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을 PET영상으로 관찰한 결과,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한 사람은,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한 사람보다, 뇌의 중요 부위에 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의 침착이 더 많음을 관찰하였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깊은 잠을 방해할 때 더 증가한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베타아밀로이드가 침착 된 쥐에서 잦은 각성과 함께, 깊은 수면의 시간이 감소한다는 동물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수면과 알츠하이머병이 서로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장애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는, 불면증 등 수면장애가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대사성 질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수면 시간과 대사성질환 및 사망률의 관계가 U자 형태를 보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적은 수면시간 뿐 아니라 과잉 수면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7-8시간의 적정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는 치매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정상노인 1,760명을 10년간 추적관찰한 연구에서,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로 부족한 경우와 10시간 이상으로 과다한 경우에는, 7-8시간의 적정수면의 경우보다 치매의 위험성이 2배 증가한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1,245명의 정상인지의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잠이 잘 들지 않고,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한 사람은 치매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기존의 수면과 치매에 관한 일련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수면장애는 치매의 위험성을 1.5배 이상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수면장애가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의 하나로 여겨 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치매는 원인 요소가 너무나 다양해서 아직까지 확실한 예방 및 치료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약물 개발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치매를 발생시키는 질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차 예방법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수면부족이 일상화 되어있는 현대 사회에서, 잠을 잘 자는 것 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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