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수시로 ‘꾸르륵’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위장의 수축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소리다. 몸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기 쉬운데, 위장 질환을 알리는 적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성장증후군·크론병·갑상선 기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말 그대로 장(腸)이 예민하게 반응해 복통·복부 팽만·변비·설사 등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설사나 복부 팽만 증상이 있을 때 배에서 소리가 많이 난다. 설사가 있으면 장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않아 배에서 물소리가 난다. 복부 팽만일 때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은 가스가 움직이며 ‘꾸르륵’ 소리가 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원인이 불분명해 아직 완전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항경련제·변비약·지사제(설사약) 등의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고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매운 음식을 피하고,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빨리 먹지 않는 게 좋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소화기관 중 장에 염증이 생기면 장 통로가 좁아진다. 이때 음식물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아 배에 가스가 차고 '꾸르륵‘ 소리가 난다. 설파살라진·메살라민 등의 항경련제와 항생제를 함께 복용해 염증을 완화해야 한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샘으로, 호르몬을 만들어 몸의 전반적인 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장운동이 느려져 음식물의 소화·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면 대부분 2~3주 안에 회복된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를 받아 자율신경체제가 흐트러지는 장 경련 질환이 있거나, 당뇨병약·변비약·소화제 등 위장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과다 복용하는 경우 배에서 물소리나 ‘꾸르륵’ 소리가 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