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스노보드의 계절… 잘 넘어져야 부상 막는다

입력 2018.01.30 09:05

[의학자문위원이 쓰는 건강 노트] [8] 설상 스포츠 부상 예방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많은 이가 올림픽을 보면서 스키와 스노보드 선수들이 내는 엄청난 속도와 멋진 기술에 매료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따라 해보고 싶은 유혹에 빠질텐데, 어설프게 흉내 내다가는 부상당하기 딱 좋다.

◇스키는 하체, 스노보드는 상체 부상 多

스키장에서 다치는 비율은 1970년대부터 계속 줄고는 있다. 안전예방 조치와 장비 발달 덕분이다. 가장 주목받는 혁신 장비는 쉽게 풀리는 '바인딩'과 단단한 '하드 쉘 부츠'다. 과거 대표적인 스키 부상은 발목(바깥 복사골) 골절로 전체 부상 4분의 1을 차지했다. 바인딩과 부츠에 신기술이 적용된 이후에는 발목 또는 정강뼈 부상은 크게 줄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부상 부위가 발목에서 무릎 관절로 옮겨 갔다. 게다가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손목이나 팔 부상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로는, 스키를 타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상은 무릎 전방 십자인대 손상이다. 그 다음으로 무릎 염좌, 머리 손상, 종아리 근육 손상, 무릎 내측 인대 손상 순이었다. 반면 스노보드는 팔뚝 아래쪽 뼈인 요골 하단 골절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어 손목 염좌, 머리 손상, 어깨뼈 손상, 무릎 염좌 순이었다.

스키, 스노보드 다빈도 부상 그래픽
자료=미국 스포츠의학 저널 연구
스노보드 특성상 두 팔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넘어질 때 손을 바닥에 짚다 보니 손목 가까운 부위에 골절이 온다. 양손에 폴을 잡고 하체가 부츠에 묶여 있는 스키는 무릎 등 하지 손상 비율이 높고, 스노보드는 손목·팔·어깨 등 상체 쪽 부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대한스포츠과학회에 따르면, 스키를 타다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환자의 약 50%가 1년 이하의 경력자이다. 이들 중 90% 이상은 초급자이면서도 난도가 높은 중급·고급 코스에서 타다가 사달이 났다.

전방십자인대는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를 연결하는 힘줄로, 걷거나 뛸 때 무릎을 차주거나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부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후유증으로 나중에 퇴행성 관절염을 앓을 수 있다. 스키·스노보드 부상 줄이려면 '방어 주행'과 실력에 맞는 코스를 찾아가는 에티켓이 필수다.

◇팔은 앞으로, 다리는 모아서 넘어져라

설상 스포츠 부상 정도는 어떻게 넘어지느냐에 달렸다. 넘어질 때 양팔을 앞으로 뻗고, 다리와 스키를 가지런히 모으고, 옆으로 쓰러져야 십자인대가 안 다친다. 팔을 뻗으면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모여 충격이 최소화된다. 손을 뒤로 짚으면서 엉덩방아를 찧듯이 넘어지면, 스키 날이 바닥에 걸리면서 무릎에 심한 손상을 준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다가 무리해서 타거나, 지친 상태에서 과격한 동작을 취할 때 흔히 십자인대를 다친다. 운동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워밍 업' 해서 근육이 부드러워져야 격한 동작에도 잘 대처한다.

하체 근육이 단단하면 십자인대 손상도 적고 잘 넘어지지 않는다. 평소에 하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오래 즐기려면 그만한 단련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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