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폐렴
감기 합병증으로 폐렴 잘 걸려 가래 잘 없애야 증상 빨리 호전
물 많이 마시고 지체 말고 병원을… 원인균 확인, 항생제 먹으면 나아

소아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폐렴에 더 잘 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진료 받은 인원이 10세 미만은 44만1163명으로 20~50대(16만2510명)보다 2.7배로 많았다.
◇세균성 폐렴은 기침 없이 고열만 나기도
영유아가 폐렴에 잘 걸리는 것은 면역체계가 아직 덜 완성되고, 호흡기계가 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폐렴에 걸린 아이가 한 명만 있어도 쉽게 옮는다. 하지만 증상이 다양해서 부모가 아이의 폐렴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영유아는 특히 감기에 걸린 후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성인은 감기에 걸리더라도 면역력 덕분에 큰 문제 없이 낫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감기 때문에 가래가 생기면 이를 배출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가래가 폐포에 점점 쌓여 염증을 유발한다. 합병증으로 폐렴에 걸리는 것이다. 이런 폐렴은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소아 폐렴의 최대 70%를 차지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용주 교수는 "기침·가래가 심하다가 갑자기 고열이 나고, 해열제를 먹여도 열이 잘 안 떨어지면 감기가 폐렴으로 이행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이때는 가래를 잘 없애야 증상이 빨리 좋아진다"고 말했다.
세균성 폐렴은 바이러스성에 비해 드물지만, 치료를 잘 해야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폐농양·기흉·패혈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주 교수는 "세균성 폐렴은 바이러스성과 다르게 기침을 하지 않고 바로 고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가래가 생길 틈이 없이 세균이 폐에서 바로 심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열과 함께 잘 먹지 못 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축 처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가래·혈액을 검사해 원인균을 찾고, 그에 맞는 항생제를 3~4일 써야 낫는다.
◇5세 이후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많아
5세 이후에는 마이코플라즈마균에 의한 폐렴이 잦은 편이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증상은 고열이 났다가 떨어지면 심한 기침이 나는 식으로 진행된다. 마이코플라즈마균은 피부염·뇌수막염·관절염 위험을 높이고, 감기를 유발하는 리노바이러스 등에 취약해지게 하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권지원 교수는 "소아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걸리면 쓸 수 있는 항생제는 한 종류(마크로라이드)뿐인데, 내성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가 어렵다"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의심되면 빨리 약을 쓰기 시작해야 항생제 사용 기간이나 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열이 발생한 뒤 24시간 이내에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병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물 많이 마셔야 가래 배출에 도움
기침·가래가 심하거나, 고열이 안 떨어지거나, 숨소리에 잡음이 들리는 등 폐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빨리 진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 청진(聽診)이나 엑스레이로 진단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대증요법(對症療法)을 쓴다. 세균성이 의심되거나 아이가 힘들어할 때에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용주 교수는 "물을 많이 마시면 호흡기가 촉촉해지고 가래가 묽어져서 가래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입원 시 수액을 맞으면 금방 낫는 것도 몸속에 수분이 공급돼 호흡기가 건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폐렴 백신을 꼭 맞히고, 아이를 조부모가 돌본다면 조부모도 폐렴 백신을 함께 맞는 게 예방에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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