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여대생 딸을 공격한다

입력 2011.09.21 09:07   수정 2011.09.21 11:19
결핵(점선 안)이 생긴 20대 여성의 흉부CT 사진. / 강북삼성병원 제공
20대 초반 여대생 류모씨는 이달 초 폐결핵 판정을 받았다. 류씨의 주치의는 "올 봄부터 석 달간 밥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다가 영양실조로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발병 원인"이라며 "기침 가래가 상당히 이어졌는데도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때까지 감기라고 여기다가 결핵을 더 키웠다"고 말했다.

PC방 중고생·흡연 여성 위험 커

결핵은 기침할 때 침에 섞여 나온 균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전염된다. 그러나 결핵균이 몸에 들어와도 모두 병에 걸리지는 않으며,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져 있을 때 발병한다.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복용한 사람, 당뇨병 환자와 신부전 투석 환자, 규폐증 환자,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 등이 일반적인 고위험군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중고생과 20~24세 여성의 발병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 비율은 20~24세에서 가장 높고 이후 점차 감소하다가 45세 이후 다시 증가한다. 전체 결핵 환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많으나, 20~24세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6%포인트 높다. 강북삼성병원 호흡기내과 송재욱 교수는 "중고생은 PC방 노래방 독서실 등 폐쇄된 공간에서 결핵균에 감염돼 발병하고, 20대 초반 여성은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면역력 저하 때문에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흡연도 이 연령대 여성 결핵 증가의 원인이다. 흡연은 결핵의 감염위험을 2.5배 이상 증가시킨다. 송 교수는 "모든 나이대의 여성 흡연율 중 20대 흡연율이 3.6%로 가장 높다"며 "흡연이 젊은 여성의 결핵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래방은 환기시설 있는 곳 선택해야

기침, 발열, 체중감소, 수면 중 식은 땀과 같은 증상이 2~3주 이상 계속되면 결핵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는 "노래방은 환기시설이 있는 곳을 선택하고, 자녀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PC방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지 않게 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