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위경련 진료비 '동네 의원 5600원, 대학병원 응급실 25만원'

입력 2010.08.25 08:44   수정 2010.08.25 13:03
갑자기 몸이 아파 응급실에 가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진료 비용이 청구돼 깜짝 놀라기 마련이다. 응급실, 특히 큰 병원 응급실에 가면 왜 진료비가 많이 나올까?

일단 응급실에 가면 무조건 '응급의료관리료'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외래 진료에서는 필요한 검사를 차근차근 진행하면 되지만, 응급 상황에서는 이 모든 검사를 한번에 모두 하기 때문에 진료비와 검사비가 많이 든다. 평소 건강하다가 갑자기 '신경성 위경련'으로 진료를 받은 35세 직장인 A씨의 3가지 가상 사례로 일반 진료와 응급진료 비용을 비교했다.

동네 의원: 청진기 진찰 후 주사 및 약처방

A씨는 출근할 때부터 배가 꼬이는 듯이 아프더니 점점 심해졌다. 결국 점심시간에 회사 인근 내과의원을 찾아갔다. 접수를 하고 진찰실에서 만난 내과 전문의는 청진기로 진찰하고 증상과 최근 건강상태, 어제 먹은 음식 등을 문진(問診)한 뒤 신경성 위경련이라고 진단했다. 엉덩이에 진경제(경련을 진정시키고 통증을 멈추게 하는 성분의 약품) 주사를 한 대 맞고, 약 처방전을 받아 병원을 나왔다. 초진 진찰료와 주사료를 합해서 4100원을 지불했고, 약국에서 1500원을 지불하고 3일치 약을 탔다. 모두 5600원이 들었다.

작은병원 응급실: 응급의료관리료, 수액주사, 혈액·소변검사, 복부 엑스레이 추가

A씨는 일요일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아 하루종일 식사를 거르고 TV만 보며 누워서 쉬었다. 그러나배가 점점 뒤틀리는 듯 아파왔고, 결국 저녁 7시쯤 집 근처 작은 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다. 접수를 하고 바로 응급실에 들어가 누웠다. 잠시 뒤 간호사가 증상을 묻고 팔에 수액을 놔주면서 피를 뽑아갔다. 10분 뒤 의사가 와서 어떻게 아픈지, 언제부터 아픈지 묻더니, 소변검사와 복부 엑스레이 촬영을 받으라고 했다. 검사를 하고 돌아오니 간호사가 진경제를 놔 주었다. 잠시 뒤 요검사와 엑스레이 검사 결과지를 들고 온 의사는 "신경성 위경련이니 며칠 쉬면서 약을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팔뚝에서 수액 주사를 제거하고 "원내 약국에서 약을 타서 귀가하라"고 했다. "배가 계속 아프다"고 말하자 간호사는 "주사와 약의 효과가 나타나면 일단 가라앉을테니 계속 아프면 내일 외래에 와서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다.

야간 초진 진찰료 1만6430원, 응급의료관리료 1만7410원, 주사료 1만2000원, 기본 검사료 3만8000원, 이틀치 약값 9300원으로 총 9만3140원의 비용이 나왔다. A씨는 야간 초진 진찰료를 제외한 금액의 건강보험 60%를 적용받아 3만700원을 야간원무과에 지불했다.

같은 질병이라도 대학병원 응급실은 동네 의원보다 총 진료비가 최고 수십 배 비싸다.

대학병원 응급실: 모든 검사비용이 비싸고 복부 CT 추가

A씨는 어느날 오전부터 배가 아팠지만 꾹 참고 근무했다. 퇴근 후 증상이 심해져 동네 작은 병원 응급실에 가려다가 '큰 병원에 가야 정확하지'라는 생각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 접수, 수액주사,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복부엑스레이 촬영을 마친 A씨는 진경제 주사를 맞은 뒤 배를 부여잡고 앉아 있었다. 1시간 30분 뒤 응급실 당직 의사가 나타나 "신경성 위경련이니 약을 타서 퇴원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A씨는 배가 점점 더 아팠다. 의사는 "그러면 담낭염이나 담석 가능성도 있으니 추가 혈액검사와 복부 CT 촬영을 하자"고 했다. 추가 검사결과를 기다리느라고 2시간이 더 흘렀다.

자정쯤 의사가 오더니 "추가 검사에서 더 나온 것이 없다"며 퇴원 지시를 내렸다. A씨는 약을 타서 퇴원했다. 야간 초진 진찰료 1만9450원, 응급의료관리료 3만4820원, 주사료 1만3000원, 기본 검사료 4만1000원, 추가 혈액검사료 8500원, CT 검사료 30만4000원, 이틀치 약값 1만원으로 총 43만770원이 나왔다. A씨는 그나마 야간 초진 진찰료를 제외한 금액에 건강보험 40%가 적용돼 총 24만7000원을 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왜 A씨에게 복부 CT 촬영을 굳이 그날 밤 실시했을까.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응급 증상이 계속되고, 병원에 환자의 증상을 검사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있으면 3차의료기관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3차의료기관은 환자를 보낼 더 이상의 상급병원이 없으므로 환자를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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