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뛰는 시니어, 풀코스 도전한다면 '발목 부상' 예방 필수

[아프지 말자!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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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마라톤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달 개최된 서울마라톤에선 역대 최다 규모인 4만여 명이 참가했고,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들도 전국 각지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60대 이상의 시니어들도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는 84세의 참가자가, 합천에서는 83세의 참가자가 최고령자로 기록됐으며, 여의도 63빌딩을 오르는 이색 마라톤에도 83세의 참가자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마라톤은 장시간 달리기를 요구하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근골격계가 약해진 시니어들에게는 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 그중 시니어 마라토너들은 작은 충격에도 발목이 접질리거나 관절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장거리 주행 중 체력 소모로 인해 이러한 위험은 더욱 증가하기 마련이다. 실제 스포츠안전재단에 따르면, 마라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부상 부위는 발목(37.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닝을 통해 발생하는 대표적 발목 질환으로 발목 염좌가 꼽힌다.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외부 충격에 의해 과도하게 비틀리거나 꺾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목염좌는 손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3도까지 구분된다. 1도 염좌는 인대의 미세한 손상으로 경미한 통증만을 동반하는 반면,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돼 부종과 심한 통증, 보행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상태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발목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비롯한 침구 치료를 중심으로 발목 염좌를 치료한다. 구체적으로 침 치료는 곤륜, 구허, 태계, 족삼리 등 통증이 나타나는 주요 족관절 혈자리에 시행되며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약침은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봉약침이나 냉성어혈 등의 약침을 활용해 염증과 통증을 신속히 완화할 수 있다.

아울러 족관절 기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세부 증상에 따라 추나요법이 활용될 수도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관절, 인대, 근육 등의 부정렬을 교정하는 수기 치료법으로, 족관절과 신체 전반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해소하고 가동 범위 및 안정성 회복에 도움을 준다.

시니어들이 마라톤 완주를 하기 위해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발목 및 무릎 보호대 착용, 적합한 러닝화 선택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체계적인 준비와 예방 조치를 통해 시니어들이 보다 안전하게 마라톤에 참여하고, 건강한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이 칼럼은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