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컷] 치킨만 면제? 영양성분 표시 왜 안할까?

입력 2022.04.05 17:10

햄버거·피자는 어린이 기호식품 분류… 영양성분 표시 의무
치킨, 어린이 접근 어려운 식품?… 배달 수요 늘어 의무화 돼야

사진=헬스조선DB

치킨은 영양성분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교촌치킨, BBQ, 호식이두마리치킨, 자담치킨 등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율적으로 영양성분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중량 표기가 없어 총 영양분을 따져보기는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조리식품이어도 어린이 기호식품이라면 영양성분 표시해야
영양성분 표시 의무는 법으로 정해집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다수 가공식품은 영양성분 함량을 필수로 공개해야 합니다. 2026년까지 떡류, 김치류도 영양성분을 표기해야 하는데 의무 대상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다만 축산물·농산물과 조리식품은 영양성분 표시를 하지 않습니다. 가공 및 조리 과정에 따라 영양성분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몇 조리식품은 영양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점포수 50개 이상 프랜차이즈 업체가 판매하는 햄버거, 피자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햄버거나 피자가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기호식품은 주로 어린이들이 선호하거나 자주 먹는 음식물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으로 따로 분류되는 식품군입니다. 조리식품이라도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점포수 50개라는 기준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치킨은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식품인데도 말입니다. 2020년 기준 5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80여개에 이릅니다. 가맹점 수가 1500개를 넘어가는 프랜차이즈도 있고요. 식약처가 고시한 어린이 기호식품 중 조리식품은 햄버거, 피자 외에 제과·제빵류, 아이스크림,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에서 판매되는 라면, 떡볶이, 꼬치류, 만두류, 핫도그 등이 있습니다.

◇치킨 두 조각만으로 고열량·저영양 식품 기준 초과
치킨은 왜 어린이 기호식품이 아닐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개한 어린이 기호식품 선정 조건은 따로 없습니다. 식약처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처음 어린이 기호식품 관련법이 제정됐을 때 치킨은 햄버거, 피자와 달리 어린이들이 혼자 구매하기 어려운 식품이었다고 합니다. 어른들도 선호하는 대중적인 음식이므로 어린이 기호식품에서 빠졌다는 것입니다.

대신 ‘고열량·저영양’ 식품 조건은 알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어린이 기호식품 중에서도 특히 어린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식품군을 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고열량·저영양 ▲고카페인 함유 ▲정서저해 식품 등입니다. 이 중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어린이의 비만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식품군입니다. 어린이 기호식품이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되면 영양성분 표시뿐만 아니라 광고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는 등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집니다.

만약 치킨이 어린이 기호식품이었다면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식약처가 고시한 고열량·저영양 식품의 조건은 간식용·식사대용으로 나뉘어져 총 9개입니다. 각 조건은 1회 섭취참고량의 열량, 나트륨, 포화지방, 단백질 함량을 제시합니다. 치킨 한 조각의 중량은 보통 80~100g입니다. 그리고 점포수가 가장 많은 BBQ의 황금올리브치킨 100g당 영양성분은 ▲열량 253.72kcal ▲단백질 18.77g ▲포화지방 2.86g ▲나트륨 408.19mg입니다. 두 조각만으로 식사대용 고열량·저영양 식품의 조건 두 가지를 충족합니다.

◇“배달음식 많이 먹는 상황도 고려해야…”
사실 어린이 기호식품 분류 여부와 관계없이 치킨의 영양성분은 건강과 거리가 멉니다. 단백질이 많긴 하지만 나트륨이 더 많습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019년 서울 시내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매장과 대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치킨 4종(프라이드·양념·간장·치즈가루 치킨) 123개를 조사한 결과 프랜차이즈 프라이드치킨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포장량 전부를 섭취했을 때 2802.7mg이었습니다. 양념치킨은 4073.4mg, 치즈가루 치킨은 4048.9mg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나트륨 하루섭취 권장량은 2000mg입니다. 포장량 전부의 열량은 하루섭취 권장량과 맞먹거나 넘기도 했습니다.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배달음식 수요가 늘어났고 최근 비만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영양학회 이행신 홍보이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응답자가 식품을 구매할 때 알고 싶은 정보로 영양성분를 꼽는다”며 “실제 영양성분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비만할 확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배달음식 섭취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국민 건강 재고를 위해서 앞으로 치킨에도 영양성분이 표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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