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학회 이사장 "알레르기 완화 음식은…"

입력 2021.06.29 08:15

오재원 이사장이 알려주는 '알레르기 속설 타파'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속설들도 정설인 듯 떠돌아다니곤 한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알레르기 질환에 대처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돼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질환 전문가인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를 만나 관련 속설에 관해 물어봤다.
오재원 교수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코로나19가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면서 호흡기질환이 상당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내 생활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반응하는 사람은 증상이 더 심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외에서 발생하는 항원인 꽃가루 등 알레르기는 줄고, 집먼지진드기나 고양이, 개, 바퀴벌레 등 알레르기는 늘어난 것이다. 배달 음식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것도 식품 알레르기 위험을 높였을 수 있다. 화학첨가물은 알레르기 반응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꽃가루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
맞다. 최근 독일 뮌헨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 이후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 꽃가루는 바이러스 전달의 매개체 역할을 하며, 신체의 면역 반응을 일시적으로 약화하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꽃가루가 체내로 들어오면 면역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재채기하는 가족
알레르기 항원에 반응하는 체질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렸을 때 알레르기, 크면 사라진다?
인간은 성장기를 거치며 면역체계를 계속 발달시킨다. 이를 전문 용어로 '알레르기 행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알레르기 행진으로 인해 어렸을 때 심했던 알레르기 질환이 성인이 되면서 점차 완화되기도 한다. 주로 유년기에 식품 알레르기나 아토피피부염을 겪었다가, 이후 천식으로 바뀌고, 다시 비염으로 바뀌는 양상이 흔하다. 알레르기에 반응하는 체질 자체가 좋아진 것이 아닌, 알레르기에 반응하는 형태만 바뀐 것이다. 사람에 따라 면역체계는 각자 다르므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할 만큼 완화될 수도 있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남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 겪은 천식, 노인 되면 다시 돌아온다?
어린 시절 천식을 겪었지만, 성인이 되며 완전히 사라졌다고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린 시절 알레르기 천식을 앓은 사람은 60~70대가 되어 다시 천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노인성 천식'이라고 부른다. 젊었을 때 활발했던 면역체계가 노화로 인해 저하되면서 다시 알레르기에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 천식이 있었다면 호흡기 건강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환절기에만 심해진다?
꽃가루 등 계절성 알레르기는 환절기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머지 알레르기는 연중 언제 발생할지 모르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토피피부염이나 비염이 악화될 수 있다. 더위로 흘리는 땀은 그 자체로 알레르기 악화요인이 된다. 집먼지진드기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모기가 유발하는 '모기 알레르기'도 주로 여름에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은 자라면서 천식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비염 위험이 높다?
알레르기 질환은 연령에 따라 식품 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천식, 비염 순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어렸을 때 식품 알레르기나 아토피피부염이 있었다면 나이가 들며 천식이나 비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때 천식이나 비염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미리 치료하면 심한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특정 항원이 원인이라면 면역치료를 통해 평생 면역 상태로 살아갈 수 있도록 치료할 수도 있다.

◇알레르기 면역 치료는 효과가 없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정확하게 아는 경우, 그 항원을 정기적으로 조금씩 투약해 면역 상태를 유도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면역치료는 약 75%의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겐 효과가 없을 수 있는데, 면역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항원이 가장 대표적인 항원으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드문 종류의 항원으로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경우, 효과가 적거나 없을 가능성도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위험한 병은 아니다?
천식은 급격히 악화돼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어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보통 어른들은 약을 잘 먹지만, 청소년들은 약을 잘 먹지 않다가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 오기도 한다. 이외에도 아토피피부염은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트려 환자와 보호자를 힘들게 할 수 있다. '피부질환이 삶의 질을 얼마나 떨어트리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환자는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고, 부모는 직장생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오재원 교수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사진=한양대병원 제공

◇알레르기를 완화해주는 음식이 있다?
알레르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은 있을 수 있지만, 알레르기를 낫게 해주는 음식은 없다. 학계에서 알레르기 질환에 좋다고 간접적으로나마 증명된 것은 프로바이오틱스뿐이다. 잘못된 정보로 알레르기에 좋다는 음식을 먹고 더욱 악화된 채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이 많다. 아이의 몸이 약하다고 생각해 한약을 지어 먹이기도 한다. 굳이 한약을 먹이고 싶다면 아이에게 문제를 일으킬만한 성분이 섞여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모든 성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다 보면 알레르기가 낫는다?
앞서 말했듯, 알레르기에 반응하는 체질은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크면서 면역 반응이 바뀐 것을 '나았다'고 오해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생후 2개월 정도 아주 어렸을 때 애완동물을 기르면 면역이 생길 수 있다는 '위생 가설'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미 알레르기 면역 체계가 완성된 5세 이후에는 면역 반응이 바뀌지 않는다. 아이의 알레르기를 낫게 해주겠다며 일부러 애완동물에 노출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므로 해선 안 된다.

◇알레르기 질환은 평생 참고 살아야 한다?
알레르기 질환이 심한 분들은 알레르기를 평생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체질은 바꿀 수 없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감염성 질환과 달리 환자마다 원인과 반응이 다르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완화할 수 있도록 생활방식을 바꾸고, 치료하면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요?"라고 많이들 물으신다. 그렇지 않으니 꼭 치료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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