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우울증에 쉽게 가려져… 의심 증상은?

입력 2021.04.06 16:01
턱을 괴고 노트북을 하고 있는 남자
성인 ADHD 환자는 업무지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집중하지 못해 다른 생각을 하거나, 중요한 업무를 시작했지만 끝맺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소아청소년기뿐 아니라 성인기에도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런데 성인 ADHD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동반질환에 가려져 진단이 어렵다. 실제로 국내 ADHD 환자의 1%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보였던 과잉행동이 줄어들지만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거나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 ▲계획 세우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 등을 성인 ADHD의 대표 증상으로 꼽는다. 또한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집중하지 못해 다른 생각을 하거나, 중요한 업무를 시작했지만 끝맺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충동성도 높다. 흔히 분노조절장애라고 이야기하는데, 기분이 나쁘면 갑자기 ‘욱’하는 성격이 나온다. 뇌 속 충동성이 결여돼 화가 나면 자제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나 부부관계도 원활하지 못한다. 속도 위반‧음주 운전 등 운전 관련 문제가 많고, 약물‧알코올‧마약‧도박‧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성인 ADHD 환자 중 약 80%는 우울증‧불안장애‧충동조절장애 등을 동반한다. 하지만 대부분자신의 증상이 단순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라고 생각할 뿐 성인 ADHD일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동반질환에 대한 치료를 우선시하여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저질환인 성인 ADHD가 제대로 진단되지 않은 채 동반질환만 치료할 경우 환자는 계속해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치료를 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따라서 환자와 전문의 모두 ADHD로 인해 우울증‧불안증 등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성인 ADHD는 약물과 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되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ADHD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결핍돼 있기 때문에 도파민 분비가 자생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을 쓴다. 대표적인 약물 성분은 ‘메틸페니데이트’이다. 최소 3년, 일정 기간 꾸준히 약물을 투여하면 향후에는 약물의 도움 없이도 뇌 내 도파민 분비가 스스로 이뤄져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성인 ADHD 치료는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해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관련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