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극단적 선택 높이는 '장애'… 홀몸노인 잘 살펴야

입력 2021.03.23 11:00
노인 손 잡은 모습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은 극단적 선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지장애 증상 중 하나인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은 극단적 선택 위험이 최대 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행기능장애(executive dysfunction, ED)란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 가운데 문제 해결, 의사 결정, 과제 지향적 행동, 충동 억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노화에 따라 특히 심·뇌혈관질환을 앓는 노인에서 뇌의 전두엽 기능이 감소하면서 나타날 수 있다. 실행기능장애가 있으면 다양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고 유연한 대처가 힘들어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60세 이상 노인 중 치매, 우울증, 기타 신경학적·정신과적 진단 이력이 없는 479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상자의 인지기능에 대한 구조적 평가를 바탕으로 실행기능장애 여부를 진단했고, 이후 7년의 관찰 기간 동안 총 3차례의 추적 평가와 국가사망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실행기능장애 여부와 자살 위험성을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실행기능장애가 있는 노인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대조군에 비해 7년의 추적관찰기간 동안의 자살률이 최대 7배까지 높았다. 특히 실행기능장애를 가진 노인 중에서도 75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독거, 경제적 어려움을 가진 노인에서 자살 위험이 더욱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고령의 취약계층 노인일수록 인지장애로 인한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오대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해 인지기능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확인한 연구"라며 "혼자 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하고, 경제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노인의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와 치료적 개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으며,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인 '노인의 치매와 인지기능장애에 관한 추적조사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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