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눈부시다면 백내장 의심…"옅은 색 선글라스·모자 활용"

입력 2018.06.27 14:20

의사가 알려주는 백내장 예방법

전연숙 교수 진료 모습
전연숙 교수는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외출 시 반드시 색이 너무 진하지 않은 선글라스나 모자를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중앙대병원 제공

평소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교통정리를 하는 김모(41·경찰)씨는 최근 백내장 진단을 받고 놀랐다. 교통표지판과 신호등이 흐릿하게 보이고, 햇빛이 자꾸만 눈부시게 느껴져 안과를 찾았을 뿐인데 백내장이 있다는 게 의문이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자외선 지수도 높아져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바로 백내장 때문이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투명함을 잃고 하얗게 혼탁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백내장은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에서 42.3%, 65세 이상은 90%의 유병율을 보인다. 40대의 백내장 유병률은 11.1%, 50대는 35.7%다.

백내장이 있으면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만 생각하지만, 초기 증상은 조금 다르다. 시력은 정상이지만 수정체 혼탁으로 빛이 산란되면서 햇빛을 보면 심하게 눈이 부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느정도 진행되면 사물이 겹쳐 보이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느껴진다. 색 구분이 잘 안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시력저하로 이어진다.

원인은 노화 등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외선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외선은 눈 속에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데, 이로 인해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백내장 발병률은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백내장 예방법으로는 ▲자외선 노출 최소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제 복용 ▲ 백내장을 지연시키는 약 사용 등이 있다.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외출 시 반드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챙겨야 한다. 햇빛이 적은 날도 마찬가지다. 구름이 끼거나 흐린 날에도 구름에 의한 반사·산란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또한 선글라스 색에도 신경써야 한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교통경찰관처럼 하루 종일 야외에서 일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선글라스를 착용할 때 진한 색 렌즈는 피해야 한다"며  "선글라스 색이 너무 진하면 동공이 확장돼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선글라스 렌즈 색의 진하기는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다. 전연숙 교수는 "자외선 차단지수가 100%인 UV코팅렌즈 제품을 사용하고, 햇빛으로부터 눈을 가려줄 수 있는 창이 있는 모자나 양산을 함께 쓰면 더 좋다"고 말했다.

백내장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이 가장 확실하다. 사람 식별이 힘들어 인사를 못한다거나, TV 자막이 흐리게 보일 때 등 일상생활로 불편을 겪을 때 수술하면 된다. 혼탁해진 기존 수정체를 제거하고, 깨끗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최근 기술의 발달로 자외선 차단이나 난시·노안 교정도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시야를 모두 선명하게 해 주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수술도 많이 한다. 단, 다초점인공수정체는 한 곳의 시야만 선명하게 해 주는 단초점인공수정체에 비해 선명도가 떨어지고 야간 눈부심이나 빛번짐이 더 잘 생긴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최근 백내장 환자가 수술하면 시야 개선으로 인지기능이 향상되고 우울증 증상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백내장 수술은 합병증 위험이 매우 적기 때문에 수술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