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 오래 컴퓨터를 보거나, 무리를 해서 집안일 등을 하면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두통·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마다 매번 약을 챙겨 먹기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특별한 질환 때문이 아닌, 일생생활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중요한 혈자리를 지압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각각 증상마다 지압하는 부위가 다르다. 두통·설사 등에는 어떤 혈자리를 눌러야 할까?
▶두통=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몸이 피로하면 목덜미가 뻣뻣해지며 두통이 생긴다. 이땐 귀 뒤에 움푹 들어간 '경혈'을 누르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목과 이어지는 뒷머리 아랫 부분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것도 좋다. 눈꼬리 양옆의 움푹 들어간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풀어주고 어깨 등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소화불량=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체해 속이 더부룩할 때 지압을 하면 증상이 나을 수 있다.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에 오목한 부분인 '합곡혈'을 누르는 게 좋다.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강하게 3~5분 정도 눌러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곡지혈'을 지압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곡지혈은 팔꿈치를 접히는 부분의 바깥쪽에 있다.
▶피로감=몸이 피곤할 때는 발의 한 가운데인 '용천혈'을 누르는 게 도움이 된다. 용천혈은 발을 오므렸을 때 움푹 들어가는 부위다. 한의학에서는 발에 몸 전체의 기와 혈액이 순환한다고 보는데, 용천혈은 혈액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혈 자리로 여겨진다. 지압 전 따뜻한 물에 15분 정도 족욕을 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 손가락에 무리가 간다면, 나무로 된 지압봉을 이용해도 된다.
▶몸살=감기·몸살로 열이 날 때는 '대추혈'을 누르는 게 좋다. 대추혈은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튀어나오는 목뼈 중 가장 높게 튀어나오는 뼈의 아랫부분이다. 대추혈을 누르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풍지(風池)'를 누르는 것도 효과적인데, 풍지는 '감기 기운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혈자리로, 목 뒤 중앙에서 양쪽으로 약 1.5cm 정도 떨어진 오목한 두 지점이다.
▶설사=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거나 평소 장이 예민한 사람은 설사를 하는 일이 잦다. 이땐 복부 가운데의 '수분혈'과 팔꿈치에 움푹 들어간 부분을 눌러주면 대장 기능이 조절될 수 있다. 배를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후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문지르면 되는데, 피부가 약간 발그레해질 정도로 자극을 주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