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할 때 올바른 자세 중요 가슴·허리 펴고 무릎 스치듯 해야 미세 먼지 '나쁨' 땐 실내운동 권장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운동으로 꼽힌다. 나이,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체력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걷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254개 시·군·구의 걷기 실천율(1일 30분이상 걷기)은 38.7%로 지난 해 대비 2% 감소했다. 8년 전(2008년)과 비교하면 11.9% 낮아진 수치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현국 기자
국내 걷기 실천율은 매년 떨어지는 반면, 걷기와 관련된 질환은 늘고 있다. 걷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그나마 바르게 걷는 사람도 적어 걷기 관련 질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잘못된 걷기로 생기는 대표적 질환에는 족저근막염(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 발목염좌, 무릎 연골손상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수는 2012년 30만2286명에서 2016년 41만8889명으로 38.6% 늘었다. 같은 기간 발목염좌(124만4979명→134만2138명), 무릎 연골손상(15만4062명→17만553명) 환자수도 모두 증가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깐, 평소에 잘못 걷던 방식으로 무작정 걸은 게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자신의 걷는 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딱딱한 신발을 신고 너무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고, 발 바깥쪽부터 딛는 습관은 발복염좌를 유발한다. 한 쪽 발에만 힘을 줘 걸으면 무릎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2시간 이상 너무 오래 걸으면 안 된다. 또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이거나 '매우 나쁨'인 날에는 밖에서 걷기 보다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는 "하루 2시간 이상 걸으면서 무릎이나 고관절 통증이 나타나도 참는 사람이 있다"며 "통증을 참고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것은 물론, 퇴행성관절염이 빨리 오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바르게 걷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워킹협회에서 발표한 올바른 걷기법은 얼굴을 정면을 향하고 가슴은 쫙 편 상태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 양발은 11자 형태로 만들고 무릎은 약간 스치는 듯이 걸어야 한다. 걷기 전문가 성기홍 박사(스포츠생리학·운동처방학)는 "걷기는 산소 공급이 많이 필요한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탄수화물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7.88배 낮았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선 걷기 운동을 한 고령자가 걷기 운동을 하지 않은 고령자 보다 의료비가 연간 12만5303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