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거리는 월드컵이 시작됐다. 붉은 악마들은 더욱 철저한 준비와 톡톡 튀는 연출로 2002년의 월드컵 열풍을 무색케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강렬한 문신과 현란한 바디·페이스 페인팅은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가 있어 인기가 뜨겁다.
◇접촉성 두드러기 유발하는 헤나 문신
몇 년 전부터 염색뿐 아니라 문신으로 인기 있는 헤나는 로소니아(Lawsonia)라고 하는 식물의 이름으로 9000년 동안 피부에 색을 칠하기 위해 사용돼 왔던 것이다. 미국의 팝 가수 ‘스파이스 걸스’ 뿐만 아니라 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헤나 문신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도 개성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구 문신과는 달리 바늘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뿐 아니라 영구적이지 않으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헤나의 장점이다. 색깔을 나타내는 헤노타닉 산(hennotannic acid)이 피부의 케라틴에 강하게 달라붙어 피부의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에 염색이 되는 원리다. 발뒤꿈치처럼 피부가 두꺼운 곳은 색깔이 오래 유지되지만 반대로 얼굴이나 등처럼 피부가 얇은 부분은 3~4주 지나면 지워진다.
그러나 헤나 문신은 피부 타입에 맞지 않을 경우, 저가의 제품을 사용할 경우 접촉성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헤나 자체는 거의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에 첨가되는 PPD가 주로 문제를 일으킨다. 파라페닐렌-디아민(paraphenylene diamine PPDA 또는 PPD)를 사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로 본래 자연산 헤나는 적갈색이다. 이를 검게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성분을 첨가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PPD이다. 또 한가지 이유로는 전체 과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전통적인 헤나 염색은 2~12시간이 걸리는데, PPD를 첨가하면 한두 시간 내로 염색을 할 수 있다. PPD는 머리 염색약에서 알러지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키는 성분으로도 유명하다.
드림 피부과 이호균 원장은 “일단 헤나 문신을 하고 알러지성 접촉 피부염이 생기면 피부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성분이 계속 붙어 있으므로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지속적인 치료를 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헤나 문신이나 염색을 하기 전 반드시 패치 테스트를 해 볼 것을 당부했다.
◇보디 페인팅·1회용 접착용 스티커, 지울 때 조심
월드컵 응원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눈길을 끄는 기발한 형형색색의 보디 페인팅(body painting)이다. 한쪽 볼에만 살짝 하거나 얼굴 전면에서 상반신 전체에 이르기까지 부위와 면적도 다양하다.
재료로는 보통 컬러 펜슬이나 파스텔 같은 화장품이 사용되나 때로는 수채화 물감이나 마카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색의 짙은 물감이나 펜 등은 피부에 여러 가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보디페인팅 전용 화장품은 그나마 피부 트러블이 적은 편이나 그렇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땐 로션이나 기초화장, 파운데이션 등을 발라서 사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화장도 하는 것보다는 지우는 것이 중요하듯이 보디 페인팅도 세안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물 세안만으로 지우는 것보다는 비누 세안을 하는 것이 더 좋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보디 페인팅 때문에 따끔거리는 느낌이나 가려움증을 동반한 홍반으로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긁거나 약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말고 차가운 물에 적신 거즈 등으로 병변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 한 후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방문해서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디 페인팅 외에도 접착용인 1회용 스티커 문신(판박이 문신, 스티커 타투 등)과 같은 경우, 포함된 성분에 대하여 알러지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제품은 부착 후 잘 떨어지지 않거나 피부가 발갛게 부어 오르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전문의들은 노점 등에서 취급하는 저가의 스티커 타투는 독성이 강한 원료를 쓰는 경우가 많아 피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 헬스조선 편집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