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만성신부전은 다른 어떤 질환보다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 하루 200L의 혈액을 정화하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므로 그만큼을 식단 관리를 통해 조절해야 한다. 문제는 식단 관리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투석을 받기 시작하면 관리법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신장질환 명의로 꼽히는 의정부성모병원 김영옥 교수를 만나 만성신부전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법을 물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식단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신장은 기능이 떨어져도 증상이 거의 없다. 대부분 무증상이고 있어도 피곤하고 밥맛이 없는 정도다. 부종·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질환이 말기로 진행했을 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단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식단을 제대로 관리하는지 알기 어렵다. 식단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병의 진행 속도와 합병증 위험이 줄어든다."
―피해야 하는 음식은.
"몸에 좋다고 알려진 채소·과일이 신부전 환자에겐 독이 될 수 있다. 채소·과일에 많은 칼륨이 빠져나가지 않고 몸에 쌓여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과일은 되도록 먹지 말고,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데치고 나서 물에 오래 담가 칼륨을 빠져나가게 하고 먹는다. 나트륨도 피해야 한다. 짠 음식은 수분 흡수를 촉진해서 폐부종과 고혈압을 유발한다. 일반인에게 추천되는 고단백 식단 역시 좋지 않다. 단백질이 단백뇨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신장이 더 빨리 나빠지기 때문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김영옥 교수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투석을 시작했다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등 식단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http://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18/06/08/2018060800129_0.jpg)
―투석을 시작하면 식단이 달라진다던데.
"그렇다. 신부전 환자의 식단 관리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다. 칼륨·나트륨을 적게 먹는 것은 투석 전과 같다. 그러나 투석을 시작했다면 살코기를 되도록 많이 먹어야 한다. 이 시기엔 신장이 대부분 망가져 투석으로 기능을 대체하므로, 단백뇨로 신장이 더 나빠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보단 영양 공급이 우선이다. 많은 환자가 영양실조에 시달린다. 제거되지 않은 독소가 몸에 쌓여 입맛이 떨어지고,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받는 과정에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이다. 고기를 많이 먹되, 구워서 먹는 것보단 삶아서 먹는 게 좋다. 또한, 투석을 받으면 물을 적게 마셔야 한다. 지나치면 폐부종에 의해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칼슘의 경우 투석 전에는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이 먹어야 하지만, 투석 뒤로는 혈관의 석회화를 막기 위해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투석 시 주의할 점은.
"투석은 환자에게 부담이 매우 크다. 투석 전·중·후에 각각 주의법이 다르다. 투석 직전에 몸이 무겁고 호흡이 가쁜 환자가 있다. 몸에 수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분 섭취를 줄여 체중이 1㎏ 이상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월수금 스케줄로 투석을 받는다면 특히 금요일 투석 이후 월요일 투석 전까지 물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투석 중에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3ℓ의 혈액이 빠져나갔다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부분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다. 이땐 혈압약의 종류와 복용시기를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투석 직후 몹시 피곤하고 나른한 환자도 있다. 투석 기계로 혈액을 걸러내는 동안 백혈구가 거름망에 부딪히고, 이로 인해 면역 반응이 강제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면역반응을 덜 유발하는 최신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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