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증상 없다고 안심하면 안됩니다"

입력 2013.02.27 09:07

국민 30%, 잠복결핵… 당뇨병·류마티스 질환자는 치료 반드시

직장인 윤모(32)씨는 얼마 전 결핵 진단을 받았다. 결핵전문 간호사는 "같이 사는 가족도 감염 위험이 있으니, 병원에서 무료 검사를 받으라"고 권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흉부 X-레이, 피부반응검사 등을 받았다. X-레이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피부반응 검사에서 이상 판정이 나와 '잠복결핵 감염'으로 진단받고 현재 결핵균을 없애는 약을 먹고 있다.

전 국민의 30%, 결핵균 감염 상태

윤씨 어머니처럼 증상(2주 이상 기침·가래, 체중 감소 등)이 없고 흉부 X-레이 검사는 정상이지만, 피부반응검사에서 이상(피부에 결핵균을 소량 주입한 뒤 부기의 크기가 10㎜ 이상일 때)이 있으면 '잠복결핵 감염'이라고 한다. 공기 중의 침방울을 통해 결핵균에 감염되면 5~10% 정도만 결핵에 걸린다. 나머지는 몸 속에 균만 잠복해있는 잠복결핵 감염 상태가 된다.

결핵 위험이 있는 잠복결핵은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의료진이 피부반응 검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보건당국의 전국민 표본추출 검사 결과 1957년에는 72%, 1965년에는 69%, 1990년에는 59%가 결핵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조은희 연구관은 "그 이후로 전국적인 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현재 잠복결핵에 감염된 사람이 전 국민의 30%는 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잠복결핵 감염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져 50대는 50%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 치료받는 게 좋아

과거에는 잠복결핵 감염 상태라도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다. 증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추세이다.

고대안암병원 호흡기내과 이은주 교수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인 '결핵 후진국'이다"라며 "결핵 발병 고위험군을 가려내 예방적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11년부터 결핵 확진을 받은 환자와 오래 접촉한 가족, 동료, 친구 등에게 무료로 흉부 X-레이, 객담검사, 피부반응검사 등을 해주고 있다. 당뇨병·만성 콩팥병·류마티스 질환자, 장기 이식을 받아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는 사람,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고 있는 사람도 결핵 검사 후 잠복결핵 감염 상태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은주 교수는 "이들의 경우는 결핵에 걸릴 위험이 높고 결핵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수십 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잠복결핵 감염자로 진단을 받으면 '이소니아지드', '리팜핀'과 같은 약을 3~9개월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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