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장애 나타났을 때 생강 먹으면 좋은 체질은?

2011년 4월 21일자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박테리아 체질의 발견은 우리나라의 사상의학에서 제시했던 이론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점에서 향후 상세한 연구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체질의 발생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ABO식 혈액형이나 사상체질은 선천적인 것이고, 박테리아 체질은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본다. 1900년 초반 ABO식 혈액형이 발견되면서 장기이식과 수혈의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었듯이 박테리아 체질이나 사상체질의 특징은 맞춤형 약물투여나 새로운 약물의 개발에 지표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약물은 사람이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 아래 한가지 생리기전에 따라 약물의 흡수와 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사상의학에서는 각 체질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과 반응이 서로 다를 수 있고, 투여약물도 다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예를 들어 위염으로 인해 소화장애가 나타났을 때 생강을 투여하면 좋은 체질과 좋지 않은 체질이 있는데, 생강을 먹었을 때 소화장애가 해소되는 체질은 소음인 체질이고, 다른 체질은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증상이 나빠질 수도 있다. 맞춤 약물이란 생강이 위염에 걸린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이지 않고 소음인 체질에게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미 사상의학에서는 4가지 체질에 따라 먹으면 좋은 음식과 먹으면 해로운 음식을 제시하고 있다. 육류만 해도 소음인 체질에게는 닭고기가 좋고, 소양인 체질에게는 돼지고기가 좋고, 태음인 체질에게는 쇠고기가 좋으며, 태양인은 육류보다는 붕어나 낙지 같은 생선류가 좋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숙제로 다가오고 있는데, 건강한 노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생활관리를 통해 자신의 약점과 장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 체질인 사람은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먹지 말고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선택에 정성을 기울여야 하고, 호흡기가 약한 태음인 체질인 사람은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 신장기능이 약하고 성격이 급한 소양인 체질인 사람은 자극성이 많고 짠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젊어서부터 식생활에 유의해야 하며, 흡수기능이 약한 태양인 체질인 사람은 육류섭취를 금하면서 해산물을 통해 영양소 균형을 맞추도록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학문이 발전하고 인류의 지성이 확장되면 동일한 약물이나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의 박테리아체질 연구팀의 연구성과를 환영하며 더 깊고 넓은 연구를 기대한다. 또 우리나라의 사상의학도 보다 확고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자와 폭넓은 교류를 통해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체질분석의 객관화를 확립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학문도 다른 문물과 마찬가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동양사상에서 출발한 사상의학은 현대 학문과 연계되어 다양한 분석도구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비록 사상의학이 동양의학의 한 부분이지만 그 접합점은 서양의학은 물론이고 인문학이나 사회과학과도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사상의학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학문이지만 아직 한의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소수의 입장이고,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분야라는 면에서 많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