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불안 심한 아이, 학교 어떻게 보내야 할까

입력 2024.03.02 06:00
등교준비하는 엄마와 초등학생
분리불안이 심한 아이는 보호자와 단계적으로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낼 때도 아이가 떨어지지 않아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부모는 개학을 앞두고 걱정이 커진다. 특히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아이를 둔 경우, 혹시나 아이가 집으로 되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보호자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잠시라도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학교에 보낼 수 있을지 알아두자.

◇생각보다 흔한 분리불안장애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거나 수줍음이 많고 긴장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처음 학교에 갈 때 불안해하면서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을 일시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수업 중간에 집으로 돌아오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는 경우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집이나 양육자로부터 떨어지기를 심하게 불안해하고, 두려움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큰 경우라면 분리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분리불안장애는 12세 미만 아동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 중 하나다. 특히 학교에 가기 시작하는 7, 8세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전체 아동의 4.1%가 분리불안장애를 겪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분리불안장애는 주변의 관심과 치료로 자신의 불안을 다루는 능력이 향상하면 잘 낫는 질환이기도 하다.

◇선천적 기질, 부모 영향 등 원인 다양해
분리불안장애는 왜 생길까? 분리불안장애는 아동의 타고난 기질과 의존적인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부모가 불안해하는 성격인 경우 아이도 부모와의 분리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의 자녀에게서 분리불안장애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부모의 양육태도도 분리불안장애에 영향을 끼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아이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도 부모가 과잉보호하거나 간섭하는 양육태도를 보이는 경우, 혹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분리불안장애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천천히 분리 연습해야… 증상 심하면 면담·약물 치료도 필요
다행히 아동의 분리불안장애는 치료할 수 있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 양육자와 떨어지는 걸 순차적으로 연습하면서 서서히 혼자 학교에 갈 수 있게 적응시킨다. 김효원 교수는 "예를 들어 첫째 주엔 보호자가 교실 자리까지 함께 가고, 둘째 주엔 보호자가 교실 문 앞까지 함께 가는 식이다"며 "셋째 주는 보호자가 복도 입구까지 함께 가고, 넷째 주는 보호자가 건물 입구까지 함께 가는 등 단계적으로 멀어지면 된다"고 했다.


부모, 보호자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효원 교수는 "부모나 보호자를 떠올릴 수 있거나 연결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불안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엄마, 아빠의 사진이나 인형 등을 활용해보자. 목소리를 들어야만 안심하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주고 정말 불안하면 전화를 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전화의 횟수를 조정하고 적절한 상황에서만 전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김효원 교수는 "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면 불안을 달랠 수 있을지 미리 약속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호자도 불안을 다스리려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아이보다 부모 자신이 아이와 떨어질 때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김효원 교수는 "엄마도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지 불안해하면서 안절부절못하기보다는, 담담한 태도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주면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마가 불안을 지혜롭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엄마를 모델삼아 자신의 불안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며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한다"고 밝혔다.

만일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분리불안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간다면, 놀이치료도 도움이 되며, 아이를 안심시켜주고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는 면담치료도 증상호전에 도움이 된다.

김효원 교수는 "부모와 아이의 분리가 어려운 경우에는 가족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불안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갈 경우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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