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산부가 섬유질을 섭취하면 자녀의 셀리악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셀리악병은 소장에서 발생하는 유전성 알레르기로, 쉽게 말해 밀가루 알레르기다.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에 반응하는 것으로, 생후 2주의 유아에서 1살 정도의 어린아이에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셀리악병 환자가 글루텐을 먹으면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밀가루를 비롯해 글루텐이 함유된 음식을 먹어선 안 된다.
노르웨이 공중 보건 연구소의 연구 교수인 케틸 스토달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1999~2009년 사이에 태어난 8만8000명 이상의 어린이와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연구에 참여한 어머니들이 임신 22주 차일 때 섬유질 섭취량을 조사하고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11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섬유질을 부족하게 섭취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보다 셀리악병 발병률이 3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산모의 하루 섬유질 섭취량이 10g씩 증가하면 아이의 셀리악병 발병률이 8%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스토달 박사는 "섬유질이 마이크로 바이옴이라는 장내 박테리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라며 "산모의 섬유질 수치가 아이의 장내 환경 조성에 영향을 줘 셀리악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산모가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아이의 건강한 장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른 임신부의 하루 식이섬유 충분 섭취량은 25g이다. 임산부는 식이섬유를 충분 섭취량 미만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번 연구는 유럽 소아 소화기영양학회(ESPGHAN)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