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毒이 된 운동 사례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거나 병이 생긴 6명의 사례를 통해 왜 운동이 독(毒)이 되었는지 진단하고,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서울삼성병원 재활의학과 김상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사업을 하는 김모(53)씨는 20년간 수영을 했다. 골밀도가 떨어지는 폐경기 여성에게는 수영이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6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 하던 수영을 서너 번 이상으로 늘렸다. 그런데 수영 중 어깨 통증이 느껴지더니 최근엔 수영을 안 할 때도 머리 위로 팔을 들면 찌릿했다. 병원에서는 "계속 수영을 하면 어깨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단=골밀도가 떨어진 여성에게 수영은 큰 도움이 안된다. 게다가 노화로 어깨힘줄이 약해진 상태에서 수영을 무리하게 해 문제가 된 것이다. 골밀도가 낮은 김씨는 조깅, 빠른 걷기, 아령 운동이 좋다.
◇사례2=걷기 후 무릎 통증 악화
주부 최유정(62)씨는 4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고 난 후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시간씩 아파트 단지를 일곱 바퀴(4.41㎞)씩 걸어서 돌았다. 운동한 지 3년 반이 됐지만, 무릎관절염이 있어 걷기를 할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 통증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안 하면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 때문에 파스를 붙이고 계속한다.
진단=걸을 때 무릎 통증이 있다면 일단 운동을 중단하고, 무릎 주변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허벅지 근육에 뻐근함을 느낄 정도로 스쿼트를 하루에 수십회 이상해야 한다. 최씨에게는 걷기보다 아쿠아로빅, 자전거가 좋다. 걷기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면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만 해야 한다.
◇사례3=근육 키우려다 근육 찢어져
직장인 최모(34)씨는 작년부터 매일 집에서 스쿼트를 100회 이상 하고 있다. 하체 근력을 키우고 살도 빼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허벅지 뒤쪽이 심하게 당기고 아팠다. 통증이 심해져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다.
진단=스쿼트를 과도하게 해 근육이 손상된 상태다. 계단을 제대로 못 올라갈 정도라면 허벅지 뒤쪽 근육이 찢어진 '햄스트링 부상'일 수 있다. 당분간 운동을 그만두고 찜질이나 물리치료 등을 하면서 근육을 회복해야 한다. 통증이 사라지면 스쿼트 개수를 40~50개로 줄이거나, 스쿼트를 할 때 벽에 기대어 하면 좋다.
◇사례4=주말 달리기가 건강 해쳐
직장인 박모(31)씨는 6개월 전부터 주말마다 한강시민공원을 3시간씩 뛰었다. 최근 일어날 때 마다 무릎 관절이 욱신거리고, 덜그럭 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서 '슬개대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진단=운동 시간이 과도해 허벅지에 있는 4개의 근육의 균형이 깨지면서 슬개대퇴증후군(무릎뼈와 넙다리뼈가 잘 맞물리지 않아 생기는 통증)이 생겼다. 조깅을 그만두고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을 해야한다. 치료가 끝나면 달리기를 해도 되지만 시간을 줄여야 한다. 주말에 몰아서 운동을 하기 보다는 일주일에 3~5회 나눠하는 게 효과적이다.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면 2시간 정도만 해야 한다.
◇사례5=과도한 요가 동작, 통증 유발
직장인 한모(42)씨는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요가를 했다. 요가 학원에서 알려주는 동작을 따라 하기 벅찼지만, 억지로라도 몸을 젖히고 다리를 벌리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런데 요가를 시작한지 2주 뒤부터 허리 통증이 생겼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했지만, 허리 통증이 심해져 결국 요가를 그만 뒀다.
진단=42세의 나이면 몸이 유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 빈도는 괜찮지만, 과도하게 허리나 어깨를 젖히는 동작을 한 것 같다. 허리 통증은 디스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이 2~3일 내로 없어지면, 요가를 계속해도 되지만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절반 정도로 줄여야 한다. 유연성이 부족한 사람은 요가보다는 걷기·수영을 하는 게 좋다.
◇사례6=자전거타기, 디스크 불러
심하게 마른 체형의 직장인 박모(20)씨는 한달 전, 자전거타기를 시작했다. 매일 1시간씩 자전거를 탔는데, 최근 허리 아래쪽에서 통증을 느꼈다. 다리도 아프고 저렸다. 운동을 더 하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해 자전거 타기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늘렸다. 통증은 더 심해져 병원 진단을 받았더니 허리디스크였다.
진단=박씨는 허리 근육이 약한데 한 시간 이상 자전거를 탔기 때문에 허리 관절에 무리가 갔다. 자전거 타기는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하면 안 된다. 통증이 사라지면 허리 근력를 강화해야 한다.
매트 위에 누운 뒤 양쪽 다리를 굽힌 뒤 90도로 번갈아 드는 근력운동인 '데드 버그'나 팔굽혀펴기 자세에서 팔목으로 몸을 지탱하는 '플랭크' 운동을 추천한다. 근력운동은 2~3일에 한 번씩 30~40분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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