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칼륨 많으면 부정맥 위험, 과일 속 당분 중성지방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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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속 칼륨… 만성콩팥병에는 '부담'
과일에는 콩팥에서만 처리되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다. 칼륨은 만성콩팥병 환자처럼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정종철 교수는 "종류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여름철 과일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다"며 "별 생각 없이 과일을 먹다보면 칼륨 섭취량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일을 많이 먹어 몸에 칼륨이 계속 쌓이면 '고칼륨혈증'으로 이어진다. 고칼륨혈증이 있으면 근육 마비, 손발 저림 등이 발생하는데,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게 급사로 이어지는 '부정맥'이다. 정종철 교수는 "체내 칼륨이 과도하게 많으면 심장박동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실빈맥 등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칼륨이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아 '칼륨흡착제(칼륨교환수지)'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라면 만성콩팥병 초기 단계여도 과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당뇨병 환자, 석류·수박 등 당지수 높은 과일 주의
여름 과일은 '혈당 증폭제'와 같아 당뇨병 환자는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혈당이 높아지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이 많은 과일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는 "과일 속에는 당분이 많아,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며 "같은 과일을 먹더라도 석류, 수박 등 당지수가 높은 것은 특히 주의한다"고 말했다.
혈액 속에 지방·콜레스테롤이 많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도 여름 과일을 조심한다. 과일 속 당분은 혈중 중성지방을 많이 만들고, 이들은 나중에 콜레스테롤로 전환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마찬가지다. 조재형 교수는 "과일 속 당분이 지방으로 변하면서 간에 쌓이는 지방량을 늘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과일은 '맛만 본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먹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하루에 과일을 '1교환단위(식품마다 같은 영양분을 담은 중량)'만 먹어야 한다. 1교환단위는 각각 배 4분의 1개, 사과 3분의 1개, 수박 1쪽, 바나나 2분의 1개, 키위 1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아침에 수박 한쪽을 먹었으면, 그날에는 더이상 다른 과일을 먹지 않아야 한다. 조재형 교수는 "과일을 조금만 먹으라 해서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때 1교환단위를 훌쩍 넘긴다"며 "갈아서 먹는 과일주스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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