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특진실]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 모든 검사·문진, 대기 없이 이뤄져…사망률 줄이고 후유장애도 최소화 최정예 급성뇌졸중팀 24시간 대기…스텐트 삽입·외과 수술까지 가능
자영업자인 최모(62·서초구 방배동)씨는 뇌경색을 진단받았던 한달 전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TV를 보던 중 갑자기 숨이 막히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최씨의 가족들은 곧바로 최씨를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응급실 앞에는 "가슴이 아프거나 마비 증상이 있으신 분은 접수 절차와 상관없이 벨을 눌러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가족들은 최씨의 증상과 일치한다고 여겨 벨을 눌렀다. 그러자 모든 검사와 문진이 대기 없이 이뤄졌다. 검사 결과, 최씨는 소뇌 왼쪽 부위로 흐르는 뇌혈관 일부가 막힌 뇌경색 상태였다. 담당 의사는 혈전용해제를 이용해서 막힌 혈관을 뚫었다. 최씨가 병원에 도착한지 1시간 만에 모든 진단과 치료가 끝났다. 최씨는 현재 건강을 되찾은 상태이다.
◇손상된 뇌세포 돌릴 수 없어… 3시간 내 처치를
한번 손상된 뇌세포는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뇌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은 손상된 혈관 부위에 따라 인지·언어·행동 등에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긴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그런데 뇌혈관이 심하게 막히거나 터지기 전에 해당 부위를 뚫거나, 막으면 뇌 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사망을 막을 뿐만 아니라 후유장애도 덜 생긴다. 최씨가 후유장애가 없는 이유도 뇌경색이 나타난 부위를 1시간 만에 혈전용해제로 뚫었기 때문이다.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 구자성 센터장(신경과)은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제는 증상이 나타나고 3시간 안에 정맥으로 들어가야 뇌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다리 저림·힘 빠짐도 뇌졸중 증상
문제는 대부분의 뇌졸중 환자들이 증상이 나타나고 한참 후에야 병원에 도착한다. 2015년에 발표된 '급성기뇌졸중 평가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고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206분(3시간 26분)이 걸렸다. 구자성 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뇌졸중 양상을 보면 뇌경색이 80~90%에 달하고 일부가 뇌출혈"이라며 "뇌경색은 무증상이 많다 보니 병원으로 오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뇌경색은 막힌 혈관이 뇌 조직의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고 있었는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증상이 미비해서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감각 기능을 담당하는 뇌 조직에 연결된 혈관이 막히면 감각기능 장애가 발생한다. 근육 운동을 담당하는 뇌 혈관이면 얼굴 마비, 신체 한쪽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억력 등을 담당하는 곳이 막히면 치매와 비슷한 인지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는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모든 진단과 치료를 1순위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가 뇌졸중 환자에게 하이브리드 수술을 실시 중인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서울성모병원, 뇌졸중 환자 1시간 내 진단·치료
뇌경색 등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빠른 처치가 관건이다.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는 전문 의료진이 체계적 진료를 통해 환자를 치료한다. 대한뇌졸중학회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 251개 지역의 평균 뇌졸중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 서초구였다. 구자성 센터장은 "서초구에서 급성 뇌졸중을 치료하는 대학병원은 우리 병원뿐"이라며 "환자가 병원에 오는 즉시 패스트트랙이 작동돼 의료진이 치료에 나선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는 뇌졸중 의심 환자 전용 벨이 있다. 벨을 누르는 순간 패스트트랙(신속진료시스템)이 작동된다. 24시간 대기 중인 급성뇌졸중팀은 자동응급SMS시스템을 통해 병원에 있는 환자 상태를 휴대폰 문자로 전달 받는다. 이때 환자는 영상의학과에서 CT등의 검사를 1순위로 받는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신경과 의료진은 혈전용해제를 정맥에 넣어 치료한다. 혈전용해제로 혈관이 뚫리지 않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엔, 뇌혈관중재시술팀이 동맥 내 혈전 제거 등의 치료를 시행한다. 뇌동맥이 늘어져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오른 뇌동맥류 같은 수술이 필요한 뇌졸중은 하이브리드 수술을 시행한다. 하이브리드 수술은 내과적 시술(스텐트 삽입)과 외과적 수술(혈관우회로술)이 동시에 필요한 환자를 위한 수술이다. 주로 뇌동맥류, 심근경색, 복부대동맥류 환자를 치료할 때 시행된다.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는 "어떤 뇌졸중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최정예 의료진과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1시간 안에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5대 의심 증상
1 한쪽 팔다리 마비(감각 저하, 힘이 빠짐) 2 언어장애(발음 어눌해지고 말이 잘 나오지 않음) 3 시각장애(한쪽 시력 저하, 물체가 두 개로 보임) 4 어지럼증(걷기가 어려운 어지럼증) 5 두통(갑자기 나타나는 심한 두통)